이사회 내 투명경영위 설치·기업구조헌장 선포까지
[뉴스핌=송주오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주주권익 강화를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주배당을 매년 늘리고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투명경영위원회를 이사회 내에 설치했다. 현대차는 이해관계자들로 권익 보호 대상을 넓힌 기업구조헌장을 선포하면서 투명 경영을 통한 친(親)주주정책을 강화했다.
기아차는 18일 서울 양재사옥에서 '제7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주주권익을 위해 주가부양과 배당확대를 약속했다.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사진=현대기아차> |
이 부회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레저용차량(RV)의 판매를 늘리고 신형 K7 등 고가 제품의 믹스를 개선해 질적 성장에 집중하겠다"면서 "원화약세 등 우호적 환율 전망과 올 상반기 멕시코 공장의 양산으로 중남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한다면 주가가 자연스레 부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배당에 대해서는 "기아차는 지난 2014년 주주권익 강화의 일환으로 배당금을 올려왔다"며 "향후에도 글로벌 경쟁업체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배당을 확대해 주주가치 회복에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기아차는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를 통해 투명경영위원회 설치도 발표했다. 사외이사 5명으로만 구성된 투명경영위는 주주의 권익 향상을 담당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인수·합병(M&A), 주요 자산취득 등 주주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경영 사항이나 배당과 같은 회사의 주주환원 정책 등 위원회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안에 대해 이사회에서 주주권익을 반영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1일 정기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내 독립적 기구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특히 현대차는 주주뿐만 아니라 고객 등 이해관계자들의 균형 있는 권익증진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을 담은 기업지배구조헌장도 선포했다.
현대·기아차의 주주권익 강화는 배당금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현대차는 2011년 1750원, 2012년 1900원, 2013년 1950원, 2014년 3000원 등 꾸준히 배당금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7월에는 회사 창립 이래 최초로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현대차는 작년에 중간배당을 포함 보통주 1주당 총 40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 전년대비 33.3% 늘렸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1주당 11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 전년대비 10% 증가했다. 기아차는 2011년 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이후 2012년 650원, 2013년 700원, 2014년 1000원 등 꾸준히 배당금액을 올려왔다.
현대·기아차는 배당금 수준을 글로벌 경쟁사 수준까지 올려 주주권익을 보호하고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배당성향은 평균 25~30%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작년 배당성향은 각각 16.8%, 17.0%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배당금을 늘리는 등 주주가치와 권익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주력 사업의 역량을 강화해 주주권익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