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가 지상파 드라마가 겪었던 세가지 징크스를 가볍게 깨부쉈다. <사진=KBS> |
[뉴스핌=이지은 기자]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은 물론, 광고 완판에 지상파 드라마가 겪고 있던 징크스를 모두 깨부쉈다. 요즘 여심을 제대로 흔든 ‘태양의 후예’가 탄생시킨 신드롬 얘기다.
지난달 24일 첫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지상파 드라마가 겪던 가장 큰 세 가지의 징크스를 모두 깨뜨렸다. 사전제작 드라마인 데다 남자 배우의 제대 후 첫 작품이라는 사실, 그리고 기근현상을 보여온 KBS 드라마라는 세 가지 징크스를 첫회부터 날려버렸다.
◆지상파‧KBS 시청률 가뭄?…30% 돌파가 눈앞으로
첫 회부터 14.3%(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태양의 후예’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3회 시청률은 23.4%로 2회에 비해 7.9%나 상승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7회는 28.3%, 17일 8회는 28.8%를 찍으면서 3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돌아와요 아저씨’,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과는 시청률이 20%가량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앞서 계속되는 드라마 참패에 힘이 빠졌던 KBS 입장에서는 ‘시청률 저주’라는 굴욕의 징크스를 깨부순 결과다.
‘태양의 후예’ 시청률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지상파와 KBS 드라마의 시청률 저조 현상 때문은 아니다. 이는 MBC ‘해를 품은 달’ 이후 지상파 드라마의 최고 시청률이다. 당시 ‘해를 품은 달’은 8회 만에 30%를 돌파했고, 자체 최고 시청률 42.2%를 기록했다. 현재 그 뒤를 ‘태양의 후예가’ 바짝 쫓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태양의 후예’가 이 기록을 깰 수 있을지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전제작됐으나 실패했던 SBS '파라다이스 목장'과 MBC 블록버스터 '로드 넘버원' <사진=SBS·MBC> |
◆사전제작 드라마의 참패?…블록버스터 장르도 함께 ‘성공’
‘태양의 후예’는 지상파는 물론, 케이블에서도 실패했던 사전제작 드라마의 참패 공식을 깨부쉈다. 지상파에서는 지난 2008년 SBS ‘비천무’가 사전제작시스템의 시작을 알렸고 이후 MBC ‘탐나는도다’, SBS ‘파라다이스 목장’이 야심차게 뒤를 이었다. 하지만 사전제작드라마는 줄줄이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시청자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특히 130억 원의 제작비를 들였던 블록버스터 SBS ‘로드 넘버원’의 참패는 사전제작드라마 기피 현상을 낳을 정도였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는 블록버스터 장르임에도 보기 좋게 성공했다. 이런 분위기가 앞으로 사전제작 드라마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제대한 남자배우의 복귀작은 망한다?…송중기 ‘전역 징크스’는 없었다
대한민국 드라마와 영화에는 또 하나의 징크스가 있다. 전역한 남자 주인공의 복귀작은 대부분 흥행에 실패한다는 것. 유승호는 전역 후 영화 ‘조선마술사’와 ‘상상고양이’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비쳤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빈 역시 '역린'을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기대 이하의 스코어에 당황했다.
이준기 역시 전역 후 ‘아랑사또전’을 복귀작으로 선택해 오랜 공백을 깼지만 역시 만족스러운 성적은 받지 못했다. 이처럼 전역 후 남자 배우들이 겪는 ‘전역 징크스’를 송중기가 보기 좋게 깨부쉈다. 더욱이 여자들이 싫어하는 ‘군대 이야기’로 여심을 낚았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격이다.
한중 합작으로 제작된 '태양의 후예' 광고가 모두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KBS 2TV '태양의 후예' 캡처> |
더국이 이번 드라마는 한중 합작인 만큼, 중국에서 인기도 뜨겁다. 공안이 송중기에 너무 홀리지 말라고 경고령을 전파했을 정도라니 말 다했다. 중국의 대세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는 “지난 8일까지 ‘태양의 후예’ 본편 누적 조회수가 2억8000만 뷰(1~4회 무료+유료 시청뷰 합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앞뒤로 붙는 광고는 일찌감치 완판됐다. 이어 방송 중 추가로 붙는 광고 특별판매와 재방송 광고까지 완판되면서 ‘태양의 후예 신드롬’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지상파 드라마가 겪었던 징크스를 가볍게 날려버린 ‘태양의 후예’는 휴먼, 멜로, 블록버스터 장르를 한데 모아 안방극장에 다양한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막장 전개에 지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전개로 드라마에 대한 관심과 인기를 높이고 있다. 전국을 뒤흔든 유 대위 송중기의 공로 역시 '태양의 후예'를 논하며 뺄 수 없는 성공비결이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