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트라우마 계속..."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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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정연주 기자] 전북은행이 15일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 발행을 위한 수요 예측을 실시한다. 18일에는 우리은행이 코코본드의 수요 예측에 나선다. '도이치은행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설 지 시장참여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15일 금융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전북은행(AA+)은 오는 23일 800억원 규모 10년 만기 코코본드 발행을 앞두고 이날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주관사는 동부증권이고, 등급은 기존보다 두 노치 낮은 AA-다. 공모희망금리는 연 3.20~3.50%.
3000억원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할 예정인 우리은행(AAA)은 오는 18일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이후 글로벌본드 형태로 추가 발행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지난해 코코본드를 발행할 때만 해도 인기가 높았다. 코코본드 발행금리가 당시 국고채 금리 대비 2%p 이상 높았기 때문이다. 전북은행이 작년 3월 발행한 10년 만기 코코본드 발행금리는 3.28%였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도이치은행이 지난해 68억 유로 적자를 기록해 코코본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후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장기채권의 주요 수요처인 보험사의 투자 성향이 더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전언이다.
이 가운데 올해 은행들이 바젤3 자기자본 비율규제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급해져 코코본드 발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 규모는 3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들이 유럽 은행들과 달리 펀더멘탈이 우수해 위험성이 낮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이자 지급을 제한하는 자본비율이 올해부터 상승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북은행은 다른 국내 은행에 비해 자본건전성 우려가 높다. 작년 말 전북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8.06%로 은행 평균치(10.84%)를 밑돌았다. 수익성 약화와 함께 기업여신 비중이 60%에 달하는 점 또한 부담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4일 보고서를 통해 "지방은행(특히 전북은행, 경남은행)의 자본비율이 규제수준에 근접함에 따라 자본확충부담이 커질 전망"이라며 "이자 미지급 기준 자본비율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은행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전북은행과 우리은행의 수요예측을 앞둔 시장 분위기는 '기대 반, 걱정 반'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유럽과 국내가 다르다고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 과연 얼마나 수요가 들어올지 관심이 높다"며 "단 은행 실적에 대한 우려가 많아지고 있는 분위기 등 여러모로 발행금리가 다소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A생보사 관계자는 "도이치 충격이 직접적으로 국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국내 투자자들이 코코본드를 접한 역사가 그리 길지 않아 심리적인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우리은행과 같은 우량등급은 모르겠으나 다소 고전하는 은행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 시중은행 후순위채권보다 1~2노치 낮고 최근 보수적으로 보려는 성향이 강해 자체 투자등급을 하회하는 기관들이 많을 것"이라며 "금리가 많이 높다면 검토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현재 크게 관심없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