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정책 동결 예상.. 정책 전망 발언 주목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이번 주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는 그 결과보다는 총재의 '립서비스(lip services)'에 주목해야 한다.
14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외신들은 일제히 BOJ가 이번 회의에서는 현재 통화정책 기조를 동결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다만 앞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의 한 마디에 시장이 급랭했던 것처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입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내놓았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 : XINHUA/뉴시스] |
앞서 10일 ECB는 전문가 예상을 뛰어 넘는 적극적인 초완화 정책 조치를 발표했지만,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드라기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탓에 시장 반응이 차가웠다. 정책 결정 직후 급격한 약세를 보이던 유로화는 강세로 전환했고, 상승하던 유럽 증시는 하락했다.
앞서 BOJ는 지난 1월 마이너스금리 정책 도입이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시장의 회의적인 반응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구로다 총재는 당장은 추가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마이너스금리 정책 도입에 따른 영향을 지켜볼 것이라고 발언했다.
따라서 이번 주 BOJ 회의는 어떠한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지 여부보다는 구로다 총재의 발언을 어떻게 해석할지가 더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나티시스은행의 이와하라 고헤이 경제분석가는 "가계나 기업이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보이고 있다"며 "한마디로 이 정책이 상당히 인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웨스트팩의 선 캘로우 선임 외환전략가는 "드라기에 비해 구로다는 일단 이번 회의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상당히 낮다는 점에서는 유리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드라기 발언의 시장 여파를 지켜봤을 것이기 때문에 구로다가 필요시 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 4월 회의부터가 '관건'
당장 BOJ가 추가 완화 버튼을 누르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4월 이후 어떤 조치들이 취할 것인지는 중요한 대목이다.
블룸버그통신의 경제전문가 조사에서는 14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될 BOJ 회의에서 추가 완화 조치가 나올 것이라 답한 응답자는 전체 40명 중 5명에 불과했다. 골드만삭스와 노무라, 무디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 대다수도 예금금리가 마이너스 0.1%로 유지되고 연간 자산매입 규모도 80조엔으로 변함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얘기가 다르다. 투자은행들은 늦어도 7월까지는 추가 완화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그 그림은 조금씩 다른 모습이다.
HSBC 소속 이즈미 데발리에 연구원은 앞서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한 반응이 별로였기 때문에 4월28일 회의에서 자산매입 확대를 통한 추가 완화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이번 회의에서는 바주카포를 쏘아 올리지 않겠지만 "물가가 BOJ 목표치인 2%를 계속해서 밑돌고 있는 만큼 아직은 추가 완화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주 ECB가 대대적인 완화 옵션을 선택한 만큼 이번 회의에서 BOJ 역시 추가완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도, 자산매입보다는 금리인하가 좀 더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라고 분석했다.
반면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마이너스 금리 도입의 반응이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BOJ가 가능하면 빨리 시장 신뢰도를 회복하려 할 것"이라며 당장 이번 주 연간 자산매입 규모도 90조엔으로 확대하고 금리는 마이너스 0.3%로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점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