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2년만에 법인 전환 포기..해외사업 고전 때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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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수호 기자] 국내 최대 보안회사 안랩이 싱가포르 사무소 철수를 공식화했다. 법인으로 전환하지 않고 사무소를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8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안랩은 지난 2014년 2월 설립한 싱가포르 현지 사무소를 2년 만에 철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안랩 관계자는 "현지법 상 사무소는 3년이 지나면 철수 혹은 법인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상태에서 현지법이 정하는 시점보다 조금 앞서서 사무소를 정리하고 이후에는 국내 본사에서 직접 해당 지역의 사업을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랩 측은 이번 철수가 글로벌 사업 축소가 아니라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안랩은 해당 사무소가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해 정리 이후 본사에서 직접 사업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아시아 지역은 안랩이 집중할 시장이며 이 지역의 레퍼런스 확대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안랩의 이번 결정이, 그 만큼 싱가포르 시장 확대가 녹록치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지 사업이 잘되거나 추가 매출원을 찾았다면 현지 사무소를 넘어 법인으로 전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안랩은 미국과 일본, 중국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영업을 직접 담당하고 있다.
더욱이 안랩은 글로벌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 대비 3%에 그쳐,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줄 곧 받아왔다.
안랩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이 119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2.6% 증가했다. 매출액은 0.7% 감소한 1344억원을 기록했으나 순이익은 31.8% 늘었다. 물론 이 매출 대부분이 국내에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에는 누적 매출액에서 SK그룹 계열사인 SK인포섹에 밀리며 10여년간 유지했던 업계 선두 자리를 놓쳤다.
업계 관계자는 "안랩의 북미 사업도 어려워 사실상 철수 수순이고 중국 역시 당국의 비협조와 현지 업체들에 밀려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시장의 크기가 크지 않다고 판단해 정리 수순으로 접어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