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서 논란이 됐던 전효성의 치킨(왼쪽) 사건과 김현숙의 교관 엉덩이 성희롱 사건 <사진=MBC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캡처> |
[뉴스핌=이지은 기자]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이 새 시즌을 맞았다. 주목도가 높지만 잡음 역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교관 성희롱부터 숱한 자막 실수와 예상하지 못했던 PPL, 대본까지 논란의 대상이 됐다. 높아지는 인기와 함께 다양한 논란이 매번 세간의 도마 위에 오르는 모양새다.
지난 2월21일 MBC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4기 첫회에서 멤버인 차오루, 공현주, 이채영, 김성은, 김영희, 나나, 전효성, 다현이 훈련소에 입소했다. 6개월마다 방송되는 여군특집에 핫한 스타들과 방송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얼굴들이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의 이목도 함께 쏠렸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첫 방송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전효성은 입소 15분 전에 자신을 기다리던 팬과 마주했다. 팬들은 전효성을 위해 치킨을 준비했고, 그는 치킨을 들고 훈련소로 뛰어 들어갔다. 이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전효성이 치킨을 들고 입소한 과정을 지켜본 교관은 벌점을 매겼다. 당시 전효성은 “고마운 마음인데 버릴 수도 없고, 다른 동기들이랑 나눠먹고 싶었다. 그리고 치킨이 반입이 안 되는 것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방송 직후 네티즌들은 “PPL을 노린 제작진의 대본이냐” “안티팬이 일부러 준 것이 아니냐” “군대에 치킨이라니” “몰랐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 등 불만을 쏟아냈다.
전효성의 행동은 다음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전효성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이) 순수한 마음에 빈속으로 입대할까봐 걱정돼 챙겨준 치킨이었고, 입소시간 10분 전에 도착해 바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대본도 협찬도 안티팬도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성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치킨 논란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날아갔다.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장면을 충분히 걸러낼 수 있었지만 여과 없이 방송에 내보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더욱 쓴소리를 뱉는 것은 이러한 논란과 실수들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여군특집 3기’에서는 김현숙이 남자 소대장의 엉덩이를 보고 “엉덩이가 화나 있다. 태도까지 섹시하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에 제작진은 소대장의 엉덩이를 클로즈업해 불 모양의 CG와 ‘그의 화난(?) 엉덩이’라는 자막을 덧붙여 성희롱 논란을 부추겼다. 단순 예능으로 웃고 넘기기엔 거부감이 드는 장면이었다. 특히 소대장의 가족까지 불쾌함을 표출하면서 제작진은 결국 공식 사과했다.
사실 '진짜 사나이'의 자막 실수는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4기 교육생 트와이스 다현이 신상명세를 기입할 때 제작진은 1998년생이라는 어린 나이를 부각했다. 이때 방송에는 ‘1998년생! 향년 19세’라는 자막이 노출됐다. 향년은 한평생 살아 누린 나이라는 뜻으로 죽은 사람에게 사용한다.
'진짜 사나이' 제작진이 실수로 내보낸 '향년' 자막과 이채영의 사고를 희화화한 자막 <사진=MBC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캡처> |
제작진이 의도한 단어는 스무 살을 전후한 여성의 나이인 ‘방년’이었다. 멀쩡히 산 사람을 갑작스레 죽은 사람으로 만들자 놀란 팬들의 비난과 질타가 쏟아졌다.
아울러 '진짜 사나이'는 이채영의 사고를 희화화하는 자막을 사용하면서 또 한 번 비난을 받았다. 당시 이채영은 모포를 들고 침상에서 내려오다 발이 미끄러지면서 뒤로 넘어졌다. 불과 몇 cm 차이로 침상 모서리에 머리를 찧는 아찔한 사고를 면했다.
그러나 화면에는 ‘초 단위로 불 뿜던 슬랩스틱’ ‘저주 받은 무게중심’이라는 어이없는 자막이 등장했다. 그나마 남아있던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떠나게 만들었다. 이에 MBC 관계자는 “예능 프로그램이다보니 의도치 않게 적절하지 않은 자막으로 상황을 가볍게 표현한 부분이 있었다. 앞으로 안전한 촬영 진행은 물론 후반 작업에도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진짜 사나이’의 자막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에 제작진의 사과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은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배우들과 가수들이 진솔한 면모를 보여주는 코너여서 큰 인기를 끌었다. 또 재미와 감동, 시청률까지 모두 잡으며 성공적인 예능 포맷으로 굳어졌다. 매 시즌 핫한 예능 스타들을 탄생시키면서 힘든 군 생활 체험에도 먼저 출연의 뜻을 내비치는 스타들도 있다. 하지만 예방할 수 있었던 논란들과 실수들이 반복되면서 시청자들의 신뢰는 점차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시청자들이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에 원하는 것은 출연진들의 꾸밈없는 진솔한 모습뿐이다. 다양한 스타들이 뿜어내는 예능감과 감동만으로 충분하다. 지금처럼 실수를 빙자한 고의적인 자막 실수와 상황은 애청자는 물론, 방송에 출연하는 출연자들의 마음도 상처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