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그룹 신수종 사업...'복제약 vs 신약' 차이점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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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예슬 기자] 삼성그룹과 SK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제약 분야가 닮은 듯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끈다. 각 그룹의 총수가 각별한 관심을 보이며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는 공통점이 있는 반면, 양사 간 파이프라인(의약후보물질)은 추구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 삼성그룹의 바이오는 복제약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지만 SK는 신약에 매진하고 있다.
엇갈린 이들의 R&D 방향성이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 로고<사진=블룸버그통신> |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2011년 바이오제약 위탁생산 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출범시키고 그룹의 역량을 쏟고 있다. 이후 손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까지 설립해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의 연구개발 및 판매를 진행 중이다.
SK그룹의 SK바이오팜 설립 시기도 삼성그룹과 비슷하다. 바이오팜은 SK가 2011년 라이프 사이언스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했다. 이후 지난해 4월 SK바이오팜의 의약품 생산 분야를 분할해 손자회사인 SK바이오텍을 세웠다.
▲삼성 vs SK, 파이프라인 현황은
삼성그룹 계열사 중 의약품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미 검증된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복제약)’에 집중하고 있다. 빠르게 성과를 내는 데 바이오시밀러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이 회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6가지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이 진행 중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치료제로 SB4(엔브렐 바이오시밀러·브렌시스)가 국내 및 유럽 허가를 받아 시장에 출시됐다. SB2(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렌플렉시스)도 국내와 유럽에서 출시 대기 중이다. SB5(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다.
항암제로는 SB3(허셉틴 바이오시밀러)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SB8(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은 임상 1상, 인슐린제로는 머크와의 개발협력 제품으로 SB9(인슐린 바이오시밀러)가 임상 3상에 돌입한 상태다.
반면 SK바이오팜은 자체개발 신약으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신약개발의 특성상 연구 단계에만도 막대한 시간과 자본이 소요돼 삼성의 바이오에 비하면 임상 단계 및 가시적인 성과는 다소 늦은 편이다. 하지만 임상 단계부터 글로벌 기술수출건을 체결하는 등 중장기적 안목에서 신약개발에 접근하고 있다.
SK의 경우 급성반복발작 치료제(Plumiaz)가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를 신청한 상태며, SKL-N05(기면증 치료제)와 YKP509(간질 치료제)가 미국서 3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 Plumiaz와 SKL-N05는 각각 미국 제약사에 기술 수출을 체결해 눈길을 끈다.
또 YKP3089(뇌전증 치료제)는 미국 2상 진행 중, SKL-PD(파킨슨 치료제)와 SKL-A4R(조현병 치료제)는 각각 미국 1상이 진행 중이다.
<사진=SK> |
▲그룹 총수들 관심 높아…직접 진두지휘 중
삼성과 SK가 바이오·제약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육성 정책에 발을 맞추며 타 산업에 비해 대형사가 적어 ‘블루오션’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각 그룹의 총수들은 이같은 맥락에서 바이오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내 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993년부터 바이오산업에 관심을 갖고 신약 개발을 지휘해 왔다. SK그룹은 아예 5대 핵심 성장 산업으로 바이오‧제약 산업을 선정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오는 18일 예정인 (주)SK 주주총회에서 2년 만에 등기이사로 복귀, 지난달 SK그룹 자회사로 편입한 SK바이오팜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챙기게 될 것이라는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그룹 차원의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제약에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해 미국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최고경영진을 직접 만나 바이오의약품 생산 확대를 논의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타 산업에 비해 장기간의 연구개발 시간이 소요되는 제약산업이지만 ‘자본’의 힘으로 개발 속도를 줄일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삼성의 단기 성과 추구와 SK의 신약 개발 모두 자본력을 바탕으로 진행되며 업계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