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수입차 소비자 흡수에 성공…국산차, 타깃층 명확해져
[뉴스핌=김기락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올뉴 K7과 SM6 등 세단 돌풍이 매섭다. 이들 모델은 출시하자마자 각사의 베스트셀링카로 올라서며 SUV 인기를 무색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SUV와 수입차 사이에서 올해 내수 산업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1월말 출시된 기아자동차 올뉴 K7은 2월 한달 동안 6046대 판매, 기아차 월간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했다. 기아차에서 준대형차가 판매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뉴 K7 등 세단 전체 판매량이 2만898대를 기록하면서 쏘렌토, 스포티지 등 SUV 판매량인 1만3928대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 1월 3000여대 차이로 앞선 SUV 판매량을 신형 K7이 단숨에 추월한 것이다.
올뉴 K7은 사전계약대수 1만대를 포함, 총 2만대 계약됐다. 현재 출고 대기 물량은 1만1000여대로, 주문 시 대기 기간이 약 2개월이다. 기아차는 올해 올뉴 K7을 국내 5만대 판매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수입차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과 가솔린 및 디젤 등 다양한 모델 출시가 주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3.3 가솔린 모델을 비롯해 2.4 가솔린과 2.2 디젤 모델이 출시됐다.
위로부터 올뉴 K7, 제네시스 EQ900, SM6<사진=각사> |
SM6도 3월부터 르노삼성차의 베스트셀링카에 오를 전망이다. 2월 한달 동안 1만1000여대 계약된 만큼, 3월부터 본격 출고가 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는 이달부터 오는 5월까지 총 2만대를 출고시킬 계획이다.
이는 매월 7000대꼴로, 지난해 르노삼성차 전체 내수 판매량인 8만대에 육박하는 수치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SM6 등을 통해 내수 10만대 이상을 판매하기로 했다. SM6는 2.0 및 1.6 가솔린 모델에 이어 오는 6월께 1.6 디젤 모델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
관련 업계는 지난해 말 현대차 제네시스 EQ900(수출명 G90) 출시 후 세단 시장의 부활을 점쳐왔다. 올해 국산 세단 신차가 많은 만큼, 시장에서 통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국지엠은 내달 쉐보레 신형 말리부 양산에 들어가고, 현대차는 연말 신형 그랜저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 올뉴 K7과 SM6 돌풍은 수입차를 경쟁 모델로 지목하는 등 출시 전부터 수입차에 대한 공세 강도를 높였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완성차 관계자는 “수입차 업계의 ‘큰손’이라고 불리는 3040세대 일부 소비자가 국산 고급차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3000만~4000만원대 국산차 경쟁력이 수입차 대비 높아졌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각사에 따르면 올뉴 K7 사전계약자 가운데 30~40대 연령층이 전체의 62%, SM6 역시 62%를 차지했다. 30대 연령층이 올뉴 K7은 31%, SM6는 33% 비중으로 집계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소비자 타깃층을 어디로 설정해야 할지 한층 명확해진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