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금공사·회금공사 등 부양전문기관 종목도 포함
창업판 전체 밸류에이션 급락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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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홍우리 특파원] 중국판 차스닥인 창업판에 ‘퇴출위험’ 경고등이 켜졌다. 한때 유망 성장주로 분류됐던 종목들을 포함해 10개 종목이 증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증시 퇴출 위기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퇴출 가능 종목 중에 중국증권금융공사(증금공사)와 중앙회금공사(회금공사)가 투자한 종목도 절반 가량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위기가 창업판 전체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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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판, 조건 부합하면 즉각 퇴출 가능
올 들어 증시 퇴출 위험을 공시한 창업판 상장사는 안석정보(安碩信息)·금아과기(金亞科技)·동화순(同花順)·경천리(京天利) 등 총 10개 기업이다. 이 중 안석정보는 한때 불과 5개월만에 주가가 600% 이상 급등하며 창업판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으며, 동화순과 예기고빈(銳奇股份)·경천리 등도 지난 한해 다수 공모펀드와 정부 자금의 집중 관심을 받았던 유망주들이다.
이들 10개 상장사는 증권법 규정 위반 및 정보공시 의무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거나, 허위공시·이윤전용 등 혐의로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 등이 보도했다.
선전거래소 관련 규정에 따르면, 창업판 상장사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경우 연간 실적보고서 발표 후 상장이 중지되고, 증권법 중대 위반행위가 있을 시에도 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
안석정보의 경우 증권밥 위반 혐의로 지난해 8월 증감회로부터 입안조사 통지문을 받은 뒤 현재까지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이며, 경천리·예기고빈·보리국제(寶利國際) 등은 각각 허위정보 공시·정보공시 법률 위반·수익전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길봉농기(吉峰農機)와 성하생물(星河生物)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상장중지 위기에 빠졌다. 2015년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지난해 실적보고서 발표 후 상장중지가 불가피 하다.
10개 기업 중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금아과기다. 2009년 10월 30일 창업판에 상장한 금아과기는 수년 연속 실적이 부진했을 뿐만 아니라 자산재편에도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6월에는 회사 및 지배주주의 증권법 위반 혐의로 증감회로부터 조사통지서를 받았고, 회사 및 저우쉬후이(周旭輝) 회장에 대한 입안조사가 결정됐다. 이후 재무조사를 거쳐 재무제표 조작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이달 18일부터 증시 퇴출 가능성이 퍼지면서 이 회사 주식을 보유 중인 광발펀드(廣發基金)와 부국펀드(富國基金) 등 다수 기관은 금아과기의 밸류에이션을 각각 8.67위안으로 조정했다. 작년 6월의 거래 중지 당시 주가 44.95위안 대비 70% 이상 절하된 가격이다.
◆ 증금공사·회금공사 투자 종목도 5개
10개 종목 중에는 증시 구원투수인 증금공사와 회금공사의 자금이 유입된 종목이 절반을 차지한다.
이달 5일 동화순이 발표한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2대 주주는 유통주의 6.15% 가량인 1611만2900주를 보유한 증금공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개 기업이 아직 지난해 실적보고서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증금공사와 회금공사가 증시부양자금을 회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던 점을 고려해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근거로 주식보유 비중을 추산할 수 있다.
회금공사의 경우 지난해 9월 30일 기준 흔태전기(欣泰電氣) 주식 137만1300주, 예기고빈 주식 109만5500주, 경천리 주식 139만1600주, 안석정보 206만1200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보험기금 또한 117포트폴리오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동화순 주식 320만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 창업판 영향은? 제한적일 것
출범 이후 20여년 간 A주에서는 40여개 상장사가 퇴출된 반면, 2009년 10월 출범한 창업판에서는 지금까지 상장사가 강제 퇴출된 사례가 없다. 때문에 올해 불거진 창업판 상장사들의 잇따른 증시 퇴출 위험 경고에 시장의 반응 또한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창업판 사상 최초의 퇴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이 것이 현재 고평가된 창업판에 충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한편에서는 창업판 퇴출을 이성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며, 일부 종목의 증시 퇴출이 창업판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10개 종목의 최종 증시 퇴출까지 아직 공간이 충분하다는 지적도 있다. 상하이 한 사모펀드 회장은 “상장 퇴출 경고등이 켜지긴 했지만 상장사마다 방법을 모색해 상장자격을 유지할 것이고, 실제로 증시에서 퇴출될 가능성은 작다”며 “다만 이번 사태가 시장 정서에 일부분 영향을 미치면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모펀드 매니저 역시 “단기적으로 창업판 종목 상장 퇴출 가능성은 적다”며 “점진적 과정을 거쳐 퇴출제도 및 상장사 책임추궁제도 등이 완비된 이후에야 실제 퇴출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길봉농기와 성하생물 모두 2015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나머지 8개 상장사의 최종 증시 퇴출 여부 또한 그 법률위반수준에 따라 결정될 것이므로, 증감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특파원 (hongw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