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플렌더, 미국 견제로 지분인수 포기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 산하 유니스플렌더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하 WD) 지분 인수 계획을 포기했다.
미국 정부의 견제로 인수합병(M&A)을 통한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시장 진출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25일 자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유니스플렌더는 WD 지분 15%를 38억달러(약 4조7000억원)에 인수한다던 계획을 접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칩 개발 현장 <출처=신화/뉴시스> |
리서치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미국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유니스플렌더의 WD 지분 인수 계획을 정밀 조사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인수 무산 배경으로, WD측은 유니스플렌더가 자발적으로 인수 포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 통상대표부, 국방부 대표 등으로 구성된 CFIUS는 외국기업이 미국 기업 인수 및 합병에 나설 때 안보 등 중대 사안을 이유로 거래 승인을 막을 권한을 갖고 있다. 앞서 지난달 CFIUS는 네덜란드 필립스가 LED 및 자동차 조명 부품 사업부를 중국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계획을 저지한 바 있다.
WD는 작년 하반기부터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해 왔는데 이번 결정은 WD의 최대주주가 돼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하겠다던 기존 계획도 물 건너갔음을 의미한다.
WD측은 칭화유니그룹의 결정과는 상관없이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으로, 스티브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는 "샌디스크 인수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며 "전략적 또는 이성적으로 끌리는 결정인 것은 이전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WD는 "웨스턴디지털과 유니스플렌더는 계속해서 강력한 전략적 관계를 지속할 것이며 작년 11월 9일 발표한 중국에서의 합작벤처 설립 계획도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렌드포스 애널리스트 션 양은 중국 정부가 반도체 생산 현지화 계획에 있어 낸드플래시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며, 국내 소비도 빠르게 늘고 있음을 감안하면 중국이 다양한 사업 모델과 투자벤처를 통해 완전한 낸드플래시 공급망을 갖추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칭화 유니그룹은 (샌디스크 우회인수라는) 기존 전략을 수정해야 할 것이며 시장은 중국이 낸드플래시 기술을 위해 어떤 접근을 취할지 예의주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낸드플래시 구매 액수는 65억달러로 글로벌 전체의 28%를 차지했으며 올해는 중국의 낸드플래시 소비가 전체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