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표시 부채 절반 이상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기업이 앞으로 4년간 갚아야 할 빚이 1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달러화 표시 부채로 파악, 시장 전문가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또 다른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회사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60%로 급증, 미국 수치인 70%보다 두 배 이상 상황에 최근 회사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어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24일(현지시각)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기업들이 앞으로 4년 이내에 갚아야 할 부채가 1조달러에 이르며, 이 가운데 만기가 2년 이내인 채무가 40%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정크 등급 회사채가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달러화 표시 부채가 1조달러의 채무 가운데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 상승이 추세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데다 중국을 필두로 아시아 지역의 경기가 둔화, 회사채 상환 및 차환 발행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가 크게 꺾였지만 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여지가 여전히 열려 있어 아시아 기업의 자금 조달을 더욱 압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투자자들은 특히 중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가뜩이나 성장이 둔화되는 중국 경제에 리스크를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8년 GDP 대비 98%였던 회사채 비중은 160%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신용 리스크가 고조, 내수 중심의 경제 개혁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다.
이를 놓고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고 비판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이반 청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말하자면 3중 딜레마에 빠졌다”며 “정책자들은 성장률을 최소 6.5%로 유지하는 동시에 거시경제 개혁과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이루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이들 세 가지를 동시에 추진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경착륙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더 이상 확대돼서는 곤란하다는 것이 금융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S&P는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전반의 회사채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비금융 업계의 만기 도래 회사채 가운데 투기등급의 비중이 20%에 달하는 점이나 달러화 상승 추세가 커다란 잠재 리스크라는 얘기다.
이날 FT에 따르면 S&P는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성장 둔화와 상품 가격 급락, 중국을 필두로 한 주식 및 신용시장 하락에 달러화 강세까지 해당 지역의 기업이 직면한 신용시장 여건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며 “앞으로 4년간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가 작지 않아 차환 발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P에 따르면 올해 가을까지 만기를 맞는 회사채 규모는 86억달러로 집계됐고, 내년 물량은 두 배 늘어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