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일기' 안정환이 김성주를 그리웠했다. <사진=MBC '미래일기' 방송 캡처> |
'참신의 끝' MBC 파일럿 성적표, 안정환 웃고 박명수 주춤…이경규 '친정 복귀' 성큼?
[뉴스핌=양진영 기자] 2016년 설에도 MBC 파일럿 프로그램이 독보적 활약을 보인 가운데 안정환, 박명수, 이경규로 대표되는 '파일럿 주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설 연휴 기간 MBC에서 방영된 파일럿 프로그램 갯수만도 7개, 키워드는 '올드앤뉴'다. SNS 열풍과 타임워프에 착안한 새로운 시도가 돋보인 동시에, 쿡방, 음악 예능이란 기존 포맷에 다른 틀을 더해 선보였다.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로 '복고'도 빼놓지 않았다. 그리고 지상파 3사 중에 시청률로도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특히나 MBC에서는 각 파일럿 프로그램의 주축을 이룬 안정환과 박명수, 이경규가 울고 웃었다. '몰카 배틀 - 왕좌의 게임'과 '이경규의 요리 원정대'로 친정 복귀의 물꼬를 튼 이경규, 김성주와 새로이 호흡을 맞춘 '2인자' 박명수, 김성주와는 환상의 콤비였던 안정환의 '미래일기' 패널 참여에 대해 상반된 반응이 쏟아졌다.
◆ 최전성기 국가 대표 거쳐 전문 예능 MC로? 안정환 '활짝' VS. 2인자 박명수 '글쎄'
안정환이 주요 패널로 등장한 새 파일럿 프로그램 '미래일기'는 설 당일인 8일 방영돼 7.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성적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의 흡인력도 뛰어났다.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던 늙어버린 후의 일상, 주변의 반응들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제 의식도 분명했다.
국가 대표 축구선수로 이미 최전성기를 보낸 안정환이 홀로 노인이 돼 노인 비주얼과 늙지 않은 생각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지점에서 많은 시청자들은 공감했다. 또 허당같은 안정환의 모습에 웃다가도 늙어버린 그의 모습과 주변 반응에 절로 눈물을 흘렸다. 안정환과 제시, 강성연-김가온 부부로 이뤄진 출연자 라인업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인스타워즈' 박명수 김성주 <사진=MBC 인스타워즈> |
특히 안정환은 앞서 '아빠 어디가'에서 다소 고집이 세고 무뚝뚝하지만 여린 마음을 지닌 아버지로 등장했다. 이후엔 김성주와 축구 중계 캐스터로 찰떡 호흡을 맞춰왔다. 최근 '냉장고를 부탁해' 등 예능 MC로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에 '미래일기'에서 보여준 진솔하면서도 공감가는 캐릭터의 매력이 힘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박명수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지난 9일 방송된 '인스타워즈'에 안정환과 찰떡 콤비인 김성주와 함께 출연했지만 그다지 화제를 모으지 못했다. 박명수는 140만이라는 SNS 팔로워수와 영향력에 힘입어 SNS 전문 예능 MC 제격으로 보였다. 하지만 MC의 비중이 크지 않은 프로그램 특성상 그리 빛나지 못했다. '인스타워즈' 4.3%의 시청률로 MBC 파일럿 중에는 저조한 편이었다.
◆ 돌아온 이경규, 이름값 했다…'친정 복귀' 시간 문제?
안정환과 박명수의 희비가 엇갈렸지만 이경규는 꽤 안정적인 성적을 내며 '예능 대부'의 이름값을 했다. 이경규는 이번 설 특집으로 본인 입으로 "사라져야 한다"던 쿡방에 도전했고, 전문 영역인 '몰래카메라'로 예능 판도에 복고 바람을 불어 넣었다.
일명 '이경규 쿡방'으로 불린 '이경규의 요리 원정대'는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방영됐다. "예능인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던 쿡방에서, 그는 예능인의 역할을 확대했다. 레이먼킴, 이혜정 등 전문 요리사들과 함께 하는 동시에 출연자들이 직접 재료를 구하고 게임을 통해 성공적인 요리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과정을 추가했다. 이는 5.4%(TNMS 제공)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였지만 기존 쿡방과 완벽한 차별화를 이뤘는지는 의문이라는 비판도 함께 들었다.
'몰카 배틀-왕좌의 게임'에서 이경규가 전현무의 몰래카메라를 실행했다. <사진=MBC '몰카 배틀-왕좌의 게임' 캡처> |
이경규의 능력치가 제대로 발휘된 건 역시 전문 영역인 '몰래카메라'였다. 사실상 MBC '일밤'의 터줏대감이었던 이경규의 효자 아이템 '몰카 배틀 - 왕좌의 게임'은 걸스데이와 이특, 케이윌 등이 홍콩까지 가서 촬영하며 남다른 스케일로 기대를 모았다. 11.0%라는 지상파 파일럿 최고 시청률과 '역몰카'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웃음과 성적을 모두 잡았다. 이경규의 친정 복귀와 '복고 아이템' 몰래카메라의 정규 편성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치는 이유다.
이외에도 MBC는 올 설 '듀엣가요제'로 '복면가왕'을 이을 차세대 음악 예능으로 업그레이드했고 과거 예능 몰래카메라까지 '심폐소생' 하는데 성공했다. MBC의 파일럿 성공기가 벌써 여러차례 이어지며 '예능 강국'의 명성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