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마이너스 금리에도 엔화 6% 상승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엔화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월스트리트가 바짝 긴장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인하나 직적접인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로 인해 글로벌 중앙은행 사이에 환율전쟁이 또 한 차례 불거질 것이라는 경고다.
엔화 <출처=블룸버그통신> |
10일(현지시각)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점진적인 긴축에 무게를 둔 가운데 엔/달러가 장중 한 때 113.85엔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가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오르자 월가 투자은행(IB) 업계에 BOJ의 개입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이는 주요국의 환시 개입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데이비드 블룸 HSBC 외환 전략 헤드는 “글로벌 외환시장이 중앙은행의 개입 위협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며 “BOJ의 대응은 구두 개입부터 금리인하 등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수 있지만 엔화가 강하게 오를 경우 직접적인 환시 개입을 단행할 여지가 높다”고 주장했다.
쉬나 샤 모간 스탠리 외화 전략가 역시 “일본 정책자들이 외환시장의 구두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모간 스탠리는 올해 엔/달러가 115엔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미 환율은 전망치를 뚫고 내린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연초 이후 엔화는 150여개 글로벌 주요 통화 가운데 단 두 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통화에 대해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의 경제 둔화 신호와 금융시장 급등락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 BOJ의 마이너스 금리에도 엔화 가치는 상승 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달 들어 엔화는 6%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 10개 선진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BOJ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지속하고 있지만 2011년 기록적인 개입 이후 외환시장의 직접적인 개입을 단행하지 않았다.
연초 이후 보인 속도로 엔화가 평가절상될 경우 BOJ가 ‘행동’에 나설 것으로 월가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을 필두로 금융시장이 또 한 차례 파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BOJ가 실제 개입을 단행할 경우 인도부터 케냐까지 중국 인민은행(PBOC)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해 통화정책 공조를 요구하고 나선 국가가 일제히 대응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BOJ의 환시 개입이 성공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가 의도했던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과 마찬가지로 개입 역시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야마다 슈수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외환 전략가는 “과거 BOJ의 외환시장 개입은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며 “이 때문에 최근 엔화 강세에 대한 개입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