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신청비율 5개월 간 3%대...중·저신용자와 비슷
[뉴스핌=이지현 기자] 신용등급 1등급 고객도 일부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30%가 넘는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일부 저축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상품은 신용등급 1등급 고객들에게도 연 24~34%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신용등급 1~3등급 고객들의 신용등급이 높다고 할지라도 개인회생 등의 위험이 커 고금리를 매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일부 저축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상품은 신용등급 1등급 고객들에게 24~34%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자료=각 저축은행 홈페이지> |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OSB저축은행은 1~3등급 고객에게 31%가 넘는 고금리를 적용시키고 있었다. 특히 8등급의 신용등급 고객들도 31.5% 금리를 적용받아 1~8등급 신용등급 간 금리 차이가 거의 없었다.
웰컴 저축은행도 1~3등급 고객에게 24%대 금리를 적용했다. 웰컴저축은행의 전체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연 26.52%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량 신용등급 고객들에게도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량 신용등급 고객들에게 고금리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일부 저축은행들의 대출 영업은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졌다.
IBK저축은행은 1등급 고객에게 7.74%의 금리를 적용했고, 신한 저축은행 10.72%, KB저축은행 11.57%이었다. 1등급 고객에게 고금리를 매기는 일부 저축은행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우량고객들에게도 높은 금리로 대출을 하는 이유는 리스크 관리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이들 저축은행을 찾는 1~3등급 고객도 완전한 우량고객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5개월간 1~3등급 고객들의 자료를 살펴보니 이들 중 개인회생을 신청한 비율이 3%에 달했다”며 “1년으로 치면 7%정도가 개인회생을 신청한다는 건데, 중·저신용자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실제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평균적으로 전체 대출자 중 개인회생 신청 비율을 7~8%로 보고 있어, 우량고객들의 개인회생 신청 비율이 중·저신용자가 주를 이루는 전체 저축은행 대출 고객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본 것이다.
반면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을 거절당한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영업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저축은행들보다 위험이 적어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는 이처럼 우량고객들에게도 고금리 대출영업을 하는 것이 저축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체계 부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나선 것도 신용등급 별 고객 관리를 세분화해 우량등급 고객들의 대출금리를 낮추라는 측면에서다.
이에 대해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처음 대출상품을 설계할 때 중·저신용자만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우량 신용등급 고객들에게도 고금리를 적용하게 됐다”며 “이후 6개월 정도 고객 정보를 쌓아 10%대 중금리대출 상품을 내놨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중금리대출을 통해 유입된 1~3등급 고객들도 개인회생비율이 높은 등 리스크가 컸다”며 “결국 신용등급 하락과 같은 제약조건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우량 신용등급 고객들은 저축은행에 오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