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일본은행(BOJ)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며 미 연방준비제도(Fed)도 이 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연방준비제도(Fed) 본부의 독수리상<사진=블룸버그통신> |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국의 금리가 2017년 말까지 제로(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약 13%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투자자들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중앙은행의 부양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미국의 성장이 부진할 경우 연준이 이를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크 카바나 이자율 전략가는 "우리의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미국 경제가 충분히 약화하면 연준이 완화책으로서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JP모간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덴마크와 유로존, 일본, 스웨덴, 스위스의 5개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개인의 현금 축적이나 금융시장 붕괴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연준이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2년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마이너스 금리가 투자자들이 은행에 자금을 예치하는 것을 피하게 해 금융시스템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낯설었던 당시와 현재의 상황은 다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카바나 전략가는 "연준은 여전히 (마이너스 금리를) 우려하고 있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다"면서 "연준은 마이너스 금리가 다른 나라에서 얼마나 성공적이며 시장 기능에서 역효과를 불러일으키지 않았는지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2012년으로 돌아가 보면 마이너스 금리는 상대적으로 미지의 영역이었고 많은 중앙은행이 이것을 고려하기를 꺼렸다"면서 "연준이 언제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할지와 그것의 함의를 묻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선 연준도 마이너스 금리 도입을 아예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 앞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지난 9월 마이너스 금리가 주요 정책 옵션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그것을 연준이 평가해볼 수는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최근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발생한다면 마이너스 금리는 연준이 고려해야 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