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잠식률 낮추거나 상폐 후 재매각 시도 예상
[뉴스핌=조인영 기자] 동부제철 매각이 결국 불발됐다. 지난 3분기 기준 완전잠식 상태인 동부제철은 추가 지원이 없을 경우 1986년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지 30년 만에 상장폐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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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전기로 제철공장 <사진=동부제철> |
4일 금융권 및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 매각 주간사인 노무라증권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M&A실은 지난달 말까지 국내 주요 철강사들을 대상으로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했으나 끝내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서 매각을 무기한 중단했다.
산은 관계자는 "1월 말까지 매수의향을 보인 기업이 없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재매각을 바로 추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보아가며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매각 방식은 제3자 배당 유상증자로, 매각이 성사되면 동부제철은 유증으로 투입된 자본을 경영정상화에 사용할 예정이었다. 또 높은 자본잠식률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그룹 등 주요 CEO들이 공개적으로 인수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외 매각설도 제기됐으나 결과적으로 인수 의사를 비친 곳은 없었다.
동부제철은 2015년 3분기(연결) 기준 부채비율만 37만4513%인데다 자기자본이 자본금을 밑도는 자본잠식 상태여서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에 따르면 관리종목 지정 상태에서 최근 사업연도말 현재에도 자본금의 50% 이상 잠식된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동부제철은 2014년 말 86.1%(연결)의 자본잠식률을 기록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2015년 3분기엔 자기자본이 마이너스(-8억원)를 기록해 완전잠식인 상황이다. 오는 3월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따라서 채권단은 내달까지 자본잠식률을 낮출 지, 상장폐지 후 매수자를 찾을 지를 선택해야 한다. 즉, 출자전환 등으로 상장폐지를 막은 뒤 재매각을 추진하거나 상장폐지 후 장외거래로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자본잠식 해소는 채권단간 논의를 거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동부제철은 철강경기 악화 및 유동성 위기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2014년 12월 당진열연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냉연강판 및 각종 표면처리강판 등의 주력 제품 위주로 생산하면서 수익성 회복에 힘써왔다.
그 결과, 2014년 말 1700억원의 영업적자(연결)에서 2015년 3분기 누계 68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잠식률이 워낙 높아 상장폐지 기로에 놓인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에 관계없이 채권단이 동부제철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여 매각하겠다는 방침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매각 상대를 찾는 것이나 지금과 같은 업황에서는 마땅한 매수자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