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및 금융비용 늘자 당기순손실 지속..재무 건전성 회복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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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건설사들이 부채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지고 있다.
운영자금과 투자비 등을 외부에서 차입 받다보니 금융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 특히 사업 포트폴리오가 대형 건설사에 비해 단조로운 10~15위권 건설사들의 타격이 심하다.
영업이익보다 많은 현금을 금융비용으로 지출하는 건설사도 적지 않다. 게다가 주택사업 등 투자 결과도 신통치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1일 건설업계 및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라, 한화건설 등 업계 10~15위권(시공능력평가순위 기준) 건설사들은 부채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른 금융이자 부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16위인 한라는 작년 3분기 기준 총 2조522억원 규모의 부채를 지고 있다. 이는 2014년 말(1조6369억원) 대비 25.3% 증가한 수치다. 2013년 부채 2조183억원에서 줄어들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은 4100억원대에서 6600억원대로 급증해 부담이 크다.
연간 금융이자는 900억원 안팎이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으로 이익을 냈지만 부채로 인해 정작 순손실을 입는 경영 구조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회사측은 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올해 차입금을 크게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시평순위 11위 한화건설은 부채가 2014년 말 3조6494억원에서 2015년 3분기엔 4조5182억원으로 35% 넘게 불어났다. 연간 이자비용은 850억원 수준. 이는 최근 2년 연속 대규모 순손실의 주요 원인이다.
업계 13위인 두산건설은 금융이자 부담이 업계 최고 수준이다. 총 부채는 2조8145억원이며 연간 금융이자는 2000억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 업계 8위 SK건설은 부채가 4조981억원에서 4조1339억원으로 늘었다. 연간 금융이자는 640억원 정도로 전년(1103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총부채가 많고 당기순손실이 지속돼 금융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다.
이같은 경영 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업황 부진에 따라 건설사들의 현금 유동성이 취약해진 것. 게다가 부채를 눈에 띄게 줄일 만큼 영업 이익도 발생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두산건설은 지난 2011년부터 5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라는 2012년부터 4년 연속, 한화건설은 최근 2년 연속 손실을 봤다. SK건설은 2013년, 2014년 총 6700억원의 순손실을 떠안았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도 건설사엔 부담이다. 대형 프로젝트들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 사업은 대부분 수익성이 부족해 향후 손실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3분기 기준 한화건설은 PF 우발채무가 9619억원으로 업계에서 5번째로 많다. SK건설은 8100억원, 두산건설 3812억원 등이다.
기업 내 현금성 자산으로 부채를 줄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 회사채 신규 발생이 어려운 데다 차환에 실패하면 보유 현금으로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건설업의 투자심리가 하락하자 금리도 상승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자산매각 및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해외 플랜트 사업의 불확실성과 국내 주택사업 손실 등으로 부채 감축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