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한화·SK건설 등 해외부문 적자 이어져..공기지연에 재무 불안감 증폭
[뉴스핌=이동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저가수주 사업장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회사별로 해외사업 손실을 대규모로 반영했지만 아직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악성 사업장의 경우 준공 때까지 손실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적자가 계속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도 현황파악에 분주한 분위기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사업에서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3분기 GS건설은 해외 플랜트에서 영업손실 7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 부분 연간 손실이 143억원이란 점을 감안할 때 적자폭은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13년 영업손실 9000억원대을 기록한 이후 회복국면에 들어갔으나 최근 해외 리스크(위험)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화건설은 올해 3분기 해외에서 2610억원의 손실을 떠안았다. 전분기 3378억원 이어 2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봤다. 해외사업 비중이 전체의 43%에 달해 해외손실이 재무 불안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SK건설은 해외플랜트 부문에서 적자 856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연간 372억원 적자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 삼성물산(건설부문)도 호주 ‘로이힐’ 손실이 본격화하며 2960억원 적자를 봤다.
상위 건설사 가운데 해외에서 흑자를 기록한 곳은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정도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해외 손실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건설사들에 막대한 적자를 안겨 준 사업장은 대부분 원가율이 100%를 넘어섰다. 추가 투입되는 공사비는 거의 전액이 손실로 반영된다는 뜻이다. 때문에 공사기간이 지연될수록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공산이 크다.
GS건설이 진행 중인 아랍에미레이트연방(UAE) RRE 패키지2(공사비 3조7100억원)는 당초 지난해 말 완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해 3분기로 완공이 연기됐다가 최근엔 연말로 다시 미뤄졌다. 연말 완공 계획도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건설업계의 이야기다. 사우디 PP-12 복합화력발전소(6900억원)와 쿠웨이트 와라(Wara) 프로젝트(5200억원) 등도 원가율이 높은 악성 사업장으로 꼽힌다.
한화건설은 중동 및 아프리카 사업장인 얀부2(Yanbu2) 화력발전소와 마라픽(Marafig) 해수담수화 플랜트, 마덴 골드(Maaden GOLD) 프로젝트 등에서 적자가 쌓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로이힐 사업에서 원가율 상승 및 공기 지연으로 수천억원대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건설사들도 원가율 관리에 비상이다. 사업장별로 자체적인 정기감사 뿐 아니라 특별감사로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데 분주하다. 조사 주기도 월별 또는 분기별에서 주간단위로 들여다보는 상황이다.
GS건설 재무담당 한 임원은 “월 단위로 하던 해외사업장 원가율 등 현황 파악을 주 단위로 진행하는 상황”이라며 “악성 사업장의 경우 공기 단축 및 추가 수주로 손실을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 및 정세불안 등으로 해외에서 민간 뿐 아니라 국책 사업장도 공사비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원가율 상승 및 미청구공사 증가가 당분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사 추가 및 변경 계약인 체인지오더(Change Order)가 쉽지 않아 현재로선 플랜트 수주에 보수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