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주마다 매출점검·사업계획 수정..강도 높이는 재계 총수들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3일 오후 1시53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연순 송주오 기자] "글로벌 경영환경이 실시간으로 변하고 있어 과거에 비해 사업계획도 변동요인들이 많다. 요즘에는 그룹에서 월 단위 심지어 주간 단위로 매출현황을 체크한다."(A그룹 고위관계자)
연초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신년경영회의 등을 통해 현재 경영환경을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하면서 사업 재조정 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그룹 계열사별, 사업부별로 과거와는 다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말 2016년 사업계획을 확정했던 그룹사들은 연초부터 사업계획 수정작업에 나서고 있다. 큰 방향은 기본 사업계획 중심으로 움직이지만,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이 급변하면서 수정작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동시에 삼성을 포함해 주요 그룹들은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사업의 경우 과거와는 달리 '주간단위'로 실적 현황을 체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그룹의 고위관계자는 3일 "예전에는 연말에 세운 사업계획이 그대로 가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환율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어 변동요인들이 많다"면서 "당초 사업계획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탄력적으로 계열사들이 상황에 맞게 조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계획 수정작업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데 요즘에는 B2C사업의 경우 월단위 심지어 주간단위로 매출현황을 체크한다"면서 "이동통신사의 경우엔 일일 단위로 현황이 체크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사진=뉴스핌DB> |
지난해 말 2016년 사업계획이 확정돼 글로벌전략회의에서 공유된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올 들어 상시적인 사업계획 수정 및 현실화 작업이 진행중이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작년 사업계획을 세운 시점에도 경영위기 상황이었고 글로벌 경제가 매우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을 감지한 상태에서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큰 기조나 계획을 수정하는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위기경영에 포커스를 맟춰 지속적인 사업계획 수정작업, 미세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국내외 임원과 해외법인장 등 500여 명의 핵심인력이 모여 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로 통상 매년 6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진행된다. 지난해 연말 회의에선 글로벌 경영환경을 둘러싼 위기상황에 대해 진단하고 중국시장 등 이른바 메이저 시장에 대한 사업전략 등이 중요하게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도 구본무 LG회장은 최근 각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모든 경영활동을 재점검 하라"며 '사업 고도화'를 강하게 주문했다. 1박2일 간 진행된 이번 회의에는 최고경영진 40여 명이 참석해 이틀간 20여시간에 걸쳐 글로벌 경제와 산업의 환경 변화 속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토론을 진행했다.
구본무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 이어 이 자리에서도 사업구조 고도화를 위한 선제적인 변화와 혁신, 실행의 중요성을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 관계자는 "회의 분위기 자체가 침울하거나 어두웠다기 보단 (회장님이) 신년사를 통해서도 계속 강조한 부분이 있으니까 이번 회의에서 재차 강하게 강조했다"면서 "과거 방식이 아닌 새로운 것을 요청하는 쪽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으니 거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LG를 포함해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지난달 25일 정몽구 회장 주재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평소 두배인 3시간 정도에 걸쳐 진행될 만큼 긴장감이 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계열사의 사장이 보고된 후 정 회장이 "구체적인 계획을 얘기하라"며 분박을 촉구했다고 전해졌다.
지난해 말 개최된 해외법인장 소집회의에서도 정 회장은 "근본적인 변화"를 강조했고 올해 신년사에서 "품질"을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SK그룹도 그룹 전반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업종의 체질과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는 기조가 핵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3년 만에 'CEO세미나'에 참석한 자리에서 "파괴적 혁신을 통해 당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최근 SK는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신(新)에너지 분야를 선정하고 그룹과 각 관계사의 모든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님은) 글로벌 경영 환경이 안좋을수록 혁신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특히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 업종의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송주오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