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해외 증시 하락도 투자 심리를 마비시켰다.
장 초반 4% 이상 급등했던 알파벳이 후반 상승폭을 절반 가량으로 좁히면서 나스닥 지수가 낙폭을 확대했다.
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95.51포인트(1.80%) 급락한 1만6153.67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36.35포인트(1.87%) 내린 1903.03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03.42포인트(2.24%) 떨어진 4516.95에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유가 하락이 이날 주가 하락의 도화선이 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5% 급락하며 배럴당 29.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30달러 선을 회복하며 바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유가가 급락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에너지 섹터를 중심을 신용시장 및 거시경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간 펀드 전략가는 “감산에 대한 기대가 돌면서 최근 랠리를 연출했던 유가가 다시 꺾이면서 주가와 함께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까지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을 빌미로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S&P500 지수가 장중 1900선 아래로 밀리는 등 주요 지수는 다시 심리적 지지선을 테스트하는 움직임이다.
잭 애블린 BMO 프라이빗 뱅크 최고투자책임자는 “저유가에 따른 파장이 신용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주가는 유가 등락에 따라 일희일비할 뿐 여전히 뚜렷한 방향을 찾지 못한 상태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일리야 페이진 웰라벳 캐피탈 전략가는 “뉴욕증시는 박스권 등락을 지속하고 있으며 적어도 1월 고용지표 발표 전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굵직한 경제 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투자자들은 5일로 예정된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망은 흐리다. 업계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의 예상치 중간값은 19만건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 지표가 둔화될 경우 3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전했다.
반면 통화정책 결정권을 가진 에스더 조지 캔자스 시티 연준은행 총재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밀고 나가야 한다”며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강력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른 실물경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종목별로는 알파벳이 전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내놓은 데 따라 장 초반 4% 이상 뛰었으나 상승폭을 1% 선으로 좁혔다.
애플은 2% 가까이 떨어지며 지수 하락에 무게를 실었고, 골드만 삭스도 5% 가량 급락하며 다우존스 지수에 커다란 압박을 가했다.
아마존이 전날보다 4% 급락했고 페이스북이 약보합을 나타내는 등 주요 IT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아비스 버젯이 각각 6%와 9% 가량 폭락한 가운데 다우 운송지수가 2% 이상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향방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운송 섹터를 누르는 것으로 풀이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