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기업지배구조 개선" 제안 도출할 듯
[뉴스핌=김사헌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들이 JP모간체이스 본사에서 비밀회동하고, 장기투자를 촉진하고 주주와 마찰을 줄일 수 있는 상장기업 지배구조개선 의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JP모간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와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등이 블랙록 피델리티 뱅가드 캐피탈그룹 등 초대형 자산운용사 수장과 회동하고 미국 상장기업과 투자자의 관계를 포함하는 새로운 모범 지배구조 제안 성명서 초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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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체이스 <사진=JP Morgan 홈페이지 배너> |
최종적인 제안이 도출되려면 최소한 수개월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는 캐나다연기금의 마크 와이즈먼 이사와 밸류액드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제프 우벤 매니저 등도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지난해 8월에 처음 비밀회동을 가졌으며,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에도 JP모간체이스의 본부 건물에서 애비 존슨 피텔리티 회장, 래리 핑크 블랙스톤 회장 그리고 팀 아무르 캐피탈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모임을 열었다. 주된 논의 주제는 모범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것으로, 주로 이사회의 역할, 경영진 보수, 이사 신분보장, 주주 권리 등 주로 상장사 주주총회에서 가장 논란이 활발한 지점에 집중됐다.
이 같은 대형 금융회사와 운용사의 이례적인 공동행동은 주주행동주의가 강화되면서 공개시장에서 단기성과에 대한 요구가 장기투자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운용자산이 10조원이 넘는 초대형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이사회를 교체하고 자사주매입을 요구하는 등 힘을 과시하는 상황에서 주주권리와 책임, 투자자와 이사회 그리고 경영진의 권력 균형에 대한 논의가 주목받고 있다.
월가에서는 유망기업이 상장을 회피하거나 주주권리를 제한하기 위해서 의결권이 제한된 종류주를 발행하는 등 주식시장이 너무 단기성과를 강조하는 분위기를 피하려하면서, 갈수록 단기성과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 규모가 42%나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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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가 '월스트리트' |
한편, 이 같은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국내에서 올해부터 주주 의결권 선진화를 위해 도입되는'스튜어드십 코드' 제도에서 기관투자자의 역할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등과 같은 기관투자자가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지침으로, 기업의 자사주매입과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유도하는 제도다. 단기성과주의에 매물될 경우 장기성장과 투자문화를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주주환원의 단기성과보다 장기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좀더 무게를 두는 운용의 묘가 필요해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