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용 "제2의 키코 사태로 번질 우려가 커져"
[뉴스핌=이광수 기자] 저유가로 파생결합증권(D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 국회의원(무소속, 인천 계양갑)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원유 DLS 발행 및 상환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전체 증권사의 원유 DLS 손실액은 1117억원으로, 평균 13.5%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원유 DLS는 투자 기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기준이 되는 국제 유가가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미리 약속한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만기가 도래했을 때 국제 유가가 가입 당시의 40∼60% 이하로 내려가면 이론적으로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작년 12월 만기를 맞은 원유 DLS는 발행액을 기준으로 8257억원이고 이중 실제 투자자들이 돌려받은 돈은 7140억원이다.
가장 큰 손실은 미래에셋증권에서 났다. 미래에셋증권은 946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왔지만 상환액은 412억원에 그쳐, -56.5%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작년 신규 발행 물량은 91억원으로 많지 않다"며 "만기가 길다보니 중간상환이 많아 손실이 확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기준으로 미래에셋증권 원유 DLS 누적 액수는 946억원이다. 이 가운데 412억원이 상환됐다.
이어 유안타증권(-23.8%)과 대신증권(-17.1%), 신한금융투자(-14.4%), 현대증권(-10.2%), KDB대우증권(-7.4%)도 성적이 저조했다.
이와는 달리 하이투자증권(2.3%), 삼성증권(1.6%), 하나금융투자(1.0%), 한화투자증권(0.7%) 등은 저유가 추세 속에서도 미미하나마 수익을 내는데 성공했다.
작년 원유 DLS 발행액은 대우증권이 298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NH투자증권(1천862억원), 대신증권(1천215억원), 현대증권(849억원), 신한금융투자(774억원), SK증권(521억원), 하나금융투자(514억원) 순으로 발행됐다.
이런 가운데 작년 발행된 원유 DLS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 만기가 돌아와 저유가와 맞물려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신학용 의원은 "최근 ELS나 DLS 등 파생결합증권의 대량 원금 손실 사태가 현실화함에 따라 제2의 키코 사태로 번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금융 당국이 파생 상품 대중화 이면에 문제점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