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측 "성장 가능성 크다"…'면과 국물 어우러지기 쉽지 않다' 평가도
[뉴스핌=함지현 기자] 라면업계 1위 기업인 농심이 올해 화두로 제시한 '건면'이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개인의 입맛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면발을 익힌 후 열풍으로 자연건조 시키는 건면의 경우 기름에 튀긴 면인 유탕면에 비해 맛이 떨어진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때문에 향후 농심의 건면제품이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맛'을 어떻게 잡아내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사진=농심 홈페이지> |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건면에 집중할 계획이다. 농심측은 짜왕이나 맛짬뽕 등 최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프리미엄 라면의 성공 요인이 '새로운 식감'인 굵은 면에 있었다고 보고 있다. 올해는 기름에 튀기지 않아 매끄럽고 쫀득한 식감을 원하는 수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건면을 내세운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현재 농심은 건면 전문 제조시설인 녹산공장에서 멸치칼국수, 야채라면, 둥지냉면, 후루룩국수, 쌀짜장면·짬뽕, 떡국면 등의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추후에는 현재 개발 중인 건면 제품까지 더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직까지 새로운 건면 제품의 컨셉이나 출시일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건면라면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 이유가 바로 '맛'에 있다고 진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굵은 면이 인기가 있었던 것은 면에 국물이 잘 스며들었기 때문인데 건면의 경우 면과 국물이 겉도는 경향이 있다"며 "기름에 튀기지 않아 비교적 건강한 맛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을 못받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시장조사분석 전문기관 닐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라면시장은 2조원 규모인데, 그 중 비유탕면 시장의 경우 3.5% 수준인 700억원에 그치고 있다. 농심이 판매하고 있는 건면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멸치칼국수의 경우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누계 판매액이 118억원에 머물렀다. 짜왕의 한 달 매출 수준이다.
이 탓인지 아직 오뚜기나 팔도 등 경쟁업체에서는 건면제품을 내놓을 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건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라인을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렇지만 농심은 건면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건면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농심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건면과 유탕면의 시장이 거의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도 건면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많고, 튀긴 라면을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에겐 새로운 선택이 될 수도 있다"며 "농심은 업계 리딩기업으로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