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잠재력에 대해선 '낙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중국의 경제 성장과 아이폰 매출 둔화에 따른 애플 실적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매출 증가율은 최근 눈에 띄게 감소했다.
애플은 26일(현지시간) 2016회계연도 1분기(9~12월)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대중화권(Greater China)에서 1년 전보다 14% 늘어난 183억7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아이폰 판매량은 7480만 대로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의 전망치 7550만 대를 밑돌았고 1년 전과 비교해 0.4% 성장에 그쳤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대중화권의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히면서도 홍콩을 중심으로 약세 조짐이 보인다고 인정했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에서 중국인 고객들이 제품을 구경하고 있다.<사진=블룸버그통신> |
◆ 쿡 "중국, 장기적으로 '낙관'…투자 지속"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중국에서 성장을 지속했다는 사실은 애플에 큰 의미가 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 우려는 포화 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진단과 함께 애플의 주가를 지난 7월 이후 25%나 추락시킨 주범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우려대로 중국에서의 매출 성장과 아이폰 판매량 증가세는 1분기 중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애플은 중국 실적에 대해 장기적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여건은 투자자들에게 우려를 줬지만 12월 종료 분기 중국에서의 매출은 연 14% 성장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적 변동성을 제외하면 애플은 중국의 장기 잠재력과 커다란 기회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투자 계획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애플이 가장 중점을 두는 시장 중 하나다. 중국에서의 매출은 전체 애플의 해외 매출의 약 25%를 차지하며, 지난해 중국의 음력 설 연휴 전후 3개월간 애플은 미국에서보다 더 많은 아이폰을 중국에서 팔았다.
지난 9월 종료된 2015회계연도 4분기 애플은 1년 전보다 99% 증가한 125억 달러의 매출을 대중화권에서 냈다. 이는 전체 애플의 매출이 같은 기간 22% 늘었다는 사실과 비교된다.
◆ "中 소도시, 저가형으로 영역 넓혀야"
애플은 약 6년 전부터 중국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에서 성장하는 중산층은 애플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맥킨지의 분류에 따른 중국 상위 중산층(연간 소득 10만6000~22만9000위안)의 수는 2012년 기준 3600만 명으로 2020년까지 1억9300만 명으로 늘 전망이다.
이 때문에 쿡 CEO는 어느 나라보다 중국에 가장 많은 출장을 다니며 직접 중국 영업을 챙겨왔으며 까다로운 중국의 규제를 맞추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제 애플이 고가의 하이엔드 시장에서 저가의 로우엔드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의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이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고 보는 티머시 아큐리 코웬앤코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이제 중국에서 얻을 수 있는 점유율은 대체로 다 얻은 것 같다"면서 "또 다른 성장은 애플이 과거에 피해 온 로어엔드 시장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 벗어나 소도시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애플은 올해 중순까지 40개의 점포를 개점할 계획이다.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의 조셉 포우디 교수는 WSJ에 "더 작은 도시들로 움직이는 것은 애플에 있어 아직 개척하지 않은 영역이며, 더 큰 성장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