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 당시의 케이트 윈슬렛 <사진=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 스틸> |
[뉴스핌=김세혁 기자] 배우 케이트 윈슬렛(41)이 영화 ‘스티브 잡스’로 두 번째 오스카 수상에 도전한다. 우리에게 ‘타이타닉’(1997)으로 친숙한 이 배우는 30대 중후반부터 원숙미 넘치는 연기로 대중을 사로잡고 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케이트 윈슬렛을 좀 자세히 들여다봤다.
◆연기자 집안에서 나고 자란 예비스타
영국 출신 케이트 윈슬렛의 집안에는 배우가 많았다. 자연히 꼬마 때부터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익숙했던 그는 BBC 공상과학시리즈 ‘다크 시즌’(1991)에 출연하며 연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영화인으로 그를 각인시켜준 작품은 명감독 피터 잭슨의 ‘천상의 피조물’(1994)이었다. 이 작품에서 케이트 윈슬렛은 촌구석 여학생 폴린(멜라니 린스키)의 단짝 전학생 줄리엣을 연기했다. 동성애 코드를 넣는 등 다분히 파격적이었던 이 영화는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하면서 케이트 윈슬렛뿐 아니라 피터 잭슨에게 명성을 가져다줬다.
탄탄대로가 보장된 케이트 윈슬렛은 이듬해 이안 감독의 ‘센스 앤 센서빌리티’(1995)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안정된 연기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비록 수상은 실패했지만 자연히 그를 찾는 제작자는 더 많아졌다. 이후 ‘햄릿’(1996) 등에 출연하며 숨을 고르던 케이트 윈슬렛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1997)을 통해서였다.
영화팬들이 손꼽는 명장면 중 절대 빠지지 않는 '타이타닉'의 갑판 신 <사진=영화 '타이타닉' 스틸> |
◆‘타이타닉’으로 따낸 월드스타 타이틀, 그리고 오스카와 악연
미국의 라이징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공연한 ‘타이타닉’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한 이 영화에서 케이트 윈슬렛은 진정한 사랑을 찾아 부와 명예도 내려놓는 여성 로즈를 열연했다. 실화에 기반한 이야기로 더 화제를 모은 ‘타이타닉’으로 케이트 윈슬렛은 두 번째 아카데미상 후보(여우주연상은 처음)에 오르지만 이번에도 수상은 하지 못했다.
이후 영화계에서는 ‘타이타닉’에서 오스카의 외면을 받은 케이트 윈슬렛이 과연 언제쯤 수상에 성공할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작 배우 본인은 별 생각이 없었는지는 몰라도, 총 6회 아카데미상 후보로 지명됐던 케이트 윈슬렛은 2008년 영화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로 마침내 오스카의 선택을 받았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에서 한나 역을 맡은 케이트 윈슬렛은 세대를 초월한 사랑과 한 여성의 비애를 섬세하게 그렸다. 남자의 첫사랑, 그리고 한 여자의 마지막 사랑을 담은 이 영화는 케이트 윈슬렛 최고의 영화라는 찬사를 안겨줬다.
◆영화 데뷔 25년차…최근작을 통해 보는 행보
‘타이타닉’에서 디카프리오를 따라 침을 뱉으며 깔깔 웃어대던 20대 배우도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워낙 어려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배우로 유명한데, 30대 후반부터 최근까지도 이런 성향은 전혀 변화가 없다.
연기력 면에서는 당연히 점차 견고하고 풍성한 수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88회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 작품인 ‘스티브 잡스’와 오는 2월11일 개봉을 앞둔 문제작 ‘드레스 메이커’에서 보여준 연기가 탁월하다.
‘스티브 잡스’에서 이름난 마케팅 담당자 조안나 호프만을 연기한 케이트 윈슬렛은 마이클 패스벤더(스티브 잡스)의 광기에 가까운 일상을 단단하게 묶어두는 연기로 객석을 사로잡는다. 대니 보일 영화 치고 대사의 분량이 압도적인 ‘스티브 잡스’에서 케이트 윈슬렛은 호흡을 조율하는 지휘자 역할도 맡고 있다.
단연 주목할 작품은 ‘드레스 메이커’가 아닐까 한다. 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사건을 담은 ‘드레스 메이커’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는 정말 컬러풀하다. 물론 주디 데이비스, 휴고 위빙, 사라 스누크(‘스티브 잡스’에도 출연한다), 리암 헴스워스 등 조연들의 하모니도 그의 연기를 돋보이게 하지만, 카리스마와 순정녀 사이를 오가는 롤러코스터 같은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배우 케이트 윈슬렛의 추천작
센스 앤 센서빌리티(1996)
-말이 필요없는 작품. 엠마 톰슨, 휴 그랜트, 최근 세상을 떠난 앨런 릭먼 등 최고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오만과 편견'의 원작자로도 유명한 제인 오스틴의 책을 옮겼다는 점, 고전미가 한껏 강조됐다는 점 등이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타이타닉(1997)
-제임스 카메론의 역작. 국내 개봉 당시 엄청난 인파를 극장가로 끌어들였다. CG가 빚어낸 타이타닉의 침몰 신도 화제였지만 단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호흡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10년 만에 재개봉해 엄청난 열풍을 일으킨 '이터널 선샤인' <사진=(주)노바미디어> |
이터널 선샤인(2004)
-얼마 전 10년 만에 국내에 재개봉해 역주행 열풍을 일으킨 명작 중의 명작이다. 사랑하는 여성과 헤어진 아픔이 두려워 기억을 송두리째 지우려는 남자와 그런 속을 전혀 모르는 여자의 케미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수없이 때린다. 짐 캐리의 연기가 일품이다.
레볼루셔너리 로드(2008)
-'타이타닉'에서 인연을 맺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다시 만났다. 거장 샘 맨데스가 연출한 이 영화는 사랑과 현실의 괴리가 생각보다 크다는 진실을 수없이 일깨운다. 케이트 윈슬렛의 촘촘한 연기가 빛을 발한다.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2008)
-마침내 케이트 윈슬렛에게 오스카를 안겨준 작품이다. 랄프 파인즈와 공연한 이 영화는 우연히 길에서 만난 소년과 30대 여성의 로맨스. 관계를 맺기 전 책을 읽어달라는 독특한 설정이 눈에 띄는 이 영화는 주인공 한나의 과거에 얽힌 놀라운 반전을 품고 있다.
드레스 메이커(2015)
-25년 전 살인 누명을 쓰고 마을에서 쫓겨난 여자의 복수를 담았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화면구성이 눈을 사로잡는 이 영화는 화려한 드레스의 향연 속에 사람들의 이기심과 허영을 신랄하게 꼬집는다. 영화 시작부터 촌구석 남심을 휘어잡는 케이트 윈슬렛의 카리스마에 주목하자.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