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 메이커' 케이트 윈슬렛 |
[뉴스핌=김세혁 기자] 배우 케이트 윈슬렛의 열연으로 이미 소문이 자자했던 '드레스 메이커'가 마침내 영화팬들과 만난다.
오는 2월11일 극장가에 상륙하는 영화 '드레스 메이커'는 25년 만에 나고 자란 마을로 돌아온 여자 틸리(케이트 윈슬렛)의 수상한 일상을 담은 미스터리 복수극이다.
이미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드레스 메이커'는 동네 소년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마을을 떠나야 했던 틸리가 미친 엄마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오랜만에 마을을 찾은 틸리는 이튿날이 밝자마자 이목을 집중시킨다. 섹시한 몸매에 뇌쇄적 외모로 마을에 일대 광풍을 몰고 온 틸리는 과거 소년을 죽였다는 이유로 미움을 받지만 자신만의 무기로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킨다.
영화는 틸리가 자신이 소년을 죽이지 않았다는 확신 하에 수사(?)를 시작하면서 극적 서스펜스를 팽팽하게 유지한다. 스스로 기억을 더듬으며 마을 사람들을 죄다 용의선상에 올린 틸리. 하루하루 지나면서 점차 베일에 가려졌던 진실이 드러나고, 마침내 소년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풀리면서 영화는 급박하게 흘러간다.
'드레스 메이커'가 돋보이는 건 단순히 아픈 소녀시절을 겪은 여자의 복수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마을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갖가지 화려하고 우아한 드레스를 만들어내는 틸리의 묘한 매력으로 재미를 증폭시킨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리암 헴스워스의 풋풋한 남성미도 감상할 수 있다.
40대 초반에 들어선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력은 갈수록 예리하고 풍부해지는 느낌이다. '드레스 메이커'에서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매번 객석의 뒤통수를 칠 만큼 변화무쌍하다. 때로는 '친절한 금자씨' 속 이영애처럼 잔혹하고 도도하다가도, 또 한편에선 한없이 여리고 바보같기까지 하다. 끝을 알 수 없는 이 배우의 매혹적 연기력은 단언컨대 '드레스 메이커'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케이트 윈슬렛의 연기가 빛나는 건 그와 부딪히는 캐릭터들의 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딸이 동네에서 쫓겨난 뒤 혼자 남았던 엄마 역의 주디 데이비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두 차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이 노배우는 케이트 윈슬렛과 딱 어우러지는 연기로 객석을 쥐고 흔든다. 두 배우의 궁합 덕에 '드레스 메이커'는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휴고 위빙과 리암 헴스워스, 사라 스누크 등 조연들의 연기도 수준급이다. 여기서 그들의 활약상을 자세히 적을 수는 없지만, 세 배우 모두 의외의 면모(특히 휴고 위빙)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잔뜩 기대해도 좋다. 감독 조셀린 무어하우스의 위트와 센스가 빚어낸 세련된 코미디 역시 일품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브릿지웍스엔터테인먼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