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자산 100조원, 순익 6000억원"비전제시
[뉴스핌=한기진 기자] “Mr. Jump”
박인규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이런 이름을 새긴 명함은 최근 기자에게 건넸다. 소매를 걷어 올렸고 붉은 색 넥타이를 뒤로 날리며 허들을 힘차게 뛰어넘는 캐리커처가 인상적이다. 대부분 최고경영자(CEO)들이 단정하게 그린 초상화를 명함에 새긴 것과 대비된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미래를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 이순우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은 ‘서민행복의 꿈! 저축은행으로 오세요’ 등 대부분의 금융권 CEO는 주로 회사를 대표하는 문구를 넣는다.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자신을 Mr. Jump라고 새긴 명함을 갖고 다닌다. |
1954년생으로 올해 62세인 그는 열정의 상징인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함으로써 어떤 어려움(허들)이라도 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난 Mr. Jump, 장애물은 언제나 있었다”고 박 회장은 설명한다.
박 회장은 실제로 지난 2년 임기 동안 어려움을 ‘점프’해왔다.
2014년 취임하면서 ‘3050(당기순이익 3050억원)’ 목표를 세웠다. 순익 3000억원은 2011년 딱 한번 달성했던 것. 2014년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올해 다시 ‘어게인(Again 3050)’을 제시했다. 9월말 현재 2900억원을 기록해, 목표달성을 앞두고 있다.
남은 임기 1년동은 박 회장은 더 높은 허들을 넘어야 한다. 2017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박 회장은 “2020년까지 자산 100조원, 순익 6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작년 12월 정기조직개편 때 미래전략을 수립할 미래전략팀을 신설했다.
올해 사업계획도 신(新) 금융사업 라인 확대로 정했다. 고객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WM(웰스매니지먼트)사업팀을 신설해 은퇴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영남권에 머물렀던 영업망도 수도권 등으로 확대한다. DGB생명은 대구·경북 지역에 지점을 지속적으로 신설하고 DGB캐피탈은 영업기반 강화를 통해 자산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자산운용업 진출과 필수사업 라인 확충을 위한 인수합병(M&A)도 추진하고, 베트남 등 해외진출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작년 9월말 현재 DGB금융그룹의 총자산은 56조원, 당기순이익은 2900억원으로 앞으로 5년간 자산과 수익을 두 배로 키워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저성장시대에 영남권에 한정된 영업망으로는 달성하기 쉽지 않다. 한국SC은행 인수설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박 회장은 “SC은행 인수는 관심 없다”고 기자에게 말했지만, “제의를 받은 적이 없어서”라는 이유를 댔다. 그는 2016년이 회장 3년차로 매우 중요한 한 해다. 금융권에서는 굵직한 M&A를 성공시켜 연임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대구은행은 50주년에 맞춰 대구 본점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의 임기가 2017년 3월이라, 새 본점 건물에서 50주년을 축하하고 박 회장이 원하는 100년 은행 도약 비전을 밝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편 박인규 회장은 대구상고와 영남대 무역학과를 졸업한후 대구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정통 DGB맨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