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평균 등급 'BB+'→'BB'로 하락
[뉴스핌=이고은 기자] 올해 글로벌 증시가 수십년 만에 최악의 시작을 한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회사채 발행사 건전성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악화됐다고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경고음을 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사진=블룸버그> |
지난 12일 S&P가 발표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신용평가 등급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측되는 회사는 상향 예상 회사 수에 비해 3배나 더 많다. 문제가 되는 회사들은 원유, 천연가스, 금속 및 광산업에 집중되어 있다.
S&P가 평가한 기업들 중 고작 6%만이 '긍정적(positive)' 등급전망을 받았고, 17%는 '부정적(negative)' 전망이 매겨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로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의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신용평가사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일 경우 6개월~1년 내에 현재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 검토하겠다는 말과 같다. '긍정적'이란 같은 기간 내에 등급 상향조정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S&P는 기업의 재무 건전성 평가를 바꾸기 전에는 '등급 와치(on watch)' 대상이라는 평가를 종종 내놓는다.
폴 워터(paul watter) S&P 유럽지역 기업연구 수석은 "우리는 '시소' 위에 있다. 세계 전역에서 혼란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까지를 기업 신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하는지가 문제다"라고 말했다.
다만 수키 만(Suki Mann) 크레딧마켓데일리(Credit Market Daily) 유럽전문 애널리스트는 "등급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미국 평가가 낮아진 가장 큰 이유는 셰일 산업의 하락 때문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경기둔화와 통화 약세 때문이고, 유럽은 그 중간에 끼어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S&P는 지난 2015년 하반기 기업 재무 건전성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평균 기업 신용등급은 2008년 'BB+'에서 'BB'로 반 계단 떨어졌다. 5분의 2의 기업이 투자등급 조정을 받았다.
한편, 워터 수석은 평균적인 기업 신용등급이 장기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기존의 회사채 발행사들은 부채를 늘리고 있고 또 새롭게 회사채를 발행하는 회사들은 더 낮은 등급으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이후로, 정확히는 1995년부터 시작된 추세로 보면, S&P의 기업 신용등급은 줄곧 아래를 향해왔다"고 그는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