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다섯 번째 용의 주인공인 신세경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캡처> |
[뉴스핌=이지은 기자] 매주 새로운 반전을 꾀하며 인기 드라마로 거듭난 ‘육룡이 나르샤’에서 신세경이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초반 연기력 논란에 이어 이제는 넘치는 분량으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의 2막이 열렸다. 본격적으로 성인 배우들이 등장하면서 모두의 관심사였던 ‘육룡’이 공개됐고 탄탄한 배우들의 열연과 매주 반전을 거듭하는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때 아닌 신세경의 ‘분량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신세경 논란은 아역배우들이 성인배우들에게 바통을 넘기고부터 시작됐다. 연기력이 문제였다. 극중 ‘다섯 번째 용’이자 훗날 이방원(유아인)의 부인인 분이 역을 맡은 신세경은 강한 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겐 한 없이 약한 캐릭터를 선보였다. 또 드라마 배경인 조선 건국을 앞두고 혼란스러웠던 고려 말에 핍박 받던 백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민중의 대변인’이라는 다소 무거운 직책을 맡았다.
아쉽게도 신세경은 어색한 말투와 불안한 시선처리로 극의 몰입도를 깨기 일쑤라는 혹평과 마주했다. 다만 신세경의 연기력은 김명민(정도전 역), 천호진(이성계 역), 최종원(이인겸 역) 등 흡입력 강한 연기와 역사적 인물이 빚어내는 급박한 전개에 자연스레 묻어갔다.
이후 드라마의 2막이 열리고 연기력 논란이 식자마자 분량에 대한 논란이 신세경의 발목을 잡았다. 역사적 인물 간의 대립이 일어날 때마다 신세경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이성계와 정도전이 거사를 치를 때, 이방원과 함께 비밀조직 무명을 쫓을 때마다 결정적인 단서를 건네주는 인물로 탈바꿈했다. 또 무명 조직원에게 잡혀 위기에 처했을 땐 얼핏 들었던 말을 기억해내면서 특별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비밀조직 무명의 조직원에게서 임기응변으로 빠져나오는 신세경 <사진=SBS '육룡이 나르샤' 방송캡처> |
가상 인물인 신세경의 분량이 늘어나면서 어느 순간부터 역사적 인물의 분량이 대폭 줄었다. 더불어 조선 건국을 구성하는 내용도 현저하게 적어졌다. 또 분이와 이방지(변요한)의 엄마를 찾는 내용이 일주일에 걸쳐 흐르면서 일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분명 ‘육룡이 나르샤’가 역사에 치중한 사극이 아닌, 픽션이 가미된 드라마임은 사실이지만, 내용이 점차 산으로 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대중의 관심사는 ‘신세경의 분량’이 아닌, ‘역사의 한 부분을 어떻게 그려낼 것인가’다. 하지만 극이 후반부로 향할수록 다수의 캐릭터 분량이 확 줄어들고 한 명의 분량은 넘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항간에서는 “작가가 신세경 팬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상황. 또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신세경 분량’ ‘분이 캐릭터’를 두고 설전을 벌이는 글로 가득하다.
다수의 시청자들은 “이쯤되면 분이 나르샤” “분이 때문에 본방시청 포기함” “픽션이 가미된 걸 알고 보지만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육룡 중 하나라지만 분이가 그렇게까지 중요한 캐릭터인지 모르겠다” 등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SBS 창사25주년 특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인 만큼 신세경과 작가, 제작진 모두 시청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마땅하다. 드라마를 보는 것은 관계자들이 아닌 시청자다. 현재까지 드라마 전개가 20회 가량 남은 가운데,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