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일본 등 선진국 상대적 '낙관'…중국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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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하락세로 지난 한 해를 마무리 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올해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조심스레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시장혼란의 중심이 됐던 중국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다.
작년 한 해 동안 세계 시장을 관통한 공통 이슈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하락, 중국발 시장 혼란이었다.
2015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던 글로벌 증시는, 여름부터 중국의 경기둔화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원자재 시장 급락, 신흥국 자금 유출 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내리막을 타기 시작했다. 국제유가의 경우 끊임 없는 하락 압력 속에 연말에는 배럴당 37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또 12월에 마침내 금리 인상에 나선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며 증시를 짓눌렀고, 앞서 8월에 중국이 전격 위안화 평가 절하로 시장 혼란을 초래했다.
MSCI가 집계한 전 세계주가지수는 2015년 말 399.362를 기록하며 연초 대비 4% 넘게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신흥국 지수와 프론티어 지수가 각각 연간 17% 수준의 낙폭을 보이며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2014년만 하더라도 대표적 문제아로 지목됐던 유럽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전폭적 지원 속에 10%에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중앙은행의 지지를 받은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닛케이지수는 한 해 동안 9.07% 올랐다.
시장 혼란의 중심에 섰던 중국 증시도 우여곡절 끝에 9%대의 강력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한 해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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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년 위기 후 최악 뉴욕증시
뉴욕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연간 2.2% 하락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내림세를 나타냈고, S&P500 지수 역시 0.7% 떨어지며 2011년 이후 첫 연간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올해 5.7%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이 연간 4.64%가 빠져 하락 분위기를 주도했고 인텔과 IBM 등 대형주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S&P500지수의 경우 유가 하락으로 인한 에너지 업종 부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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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1년 추이 <출처=WSJ마켓데이터> |
지난해 성적이 기대에 한참 못 미쳤던 탓에 올해 미국 증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선도 기대보다는 우려에 가깝다. 작년 유가가 30% 급락했는데 연말 나타났던 주가와 유가의 동조현상이 2016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강달러로 짓눌렸던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올해는 다소 개선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남아 있어 주가 흐름도 상방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S&P캐피탈 IQ 미국 증시전략가 샘 스토벌은 에너지 비용이 낮아지고 비용 절감 노력이 수반되면서 올해 미국 기업 순익이 7.9%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올 연말 S&P500지수가 2100을 기록해 지난해 말 기록한 2043.94 대비 2.7% 오를 것으로 점쳤고, 바클레이즈와 도이체방크는 각각 9%와 11%의 연간 상승세를 예상했다.
올 11월 미국 대통령선거가 진행되는 점도 증시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과거 주식 흐름을 살펴보면 대선이 진행되는 해에 미 증시는 평균 9.5%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 유럽·일본 등 선진국 강세장 예감
지난해 증시를 짓눌렀던 중국발 경기둔화 불안과 저유가 등 악재들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올해 글로벌 증시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는 않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올해 경기 침체를 점치는 이코노미스트들이 거의 없어 증시 급락세가 연출될 가능성은 적다는 점이다. 다만 S&P500지수가 32% 폭등했던 2013년과 같은 활황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지지부진한 세계 경제 성장률 등으로 아마도 작년과 비슷한 성적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지지를 받고 있는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선진국이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에는 컨센서스를 형성했다.
찰스슈왑앤코 수석 글로벌 투자전략가 제프리 클라인탑은 "올해 일본과 유럽 증시가 저유가의 수혜를 볼 것"이라며 이머징 시장과 달리 선진국 시장이 여전히 적절한 투자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핌코 애널리스트들 역시 통화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유럽과 일본 증시가 지지를 받을 것이라며 해당 증시에 대해 비중확대를 권고했다.
블랙록 글로벌 수석투자전략가 유언 캐머런와트도 유럽 증시가 선호지역 중 하나라며 다만 정치적 변수가 변동성을 초래할 가능성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연합(EU)의 이민자 문제와 테러 가능성, 영국의 EU 잔류여부 결정 국민투표 실시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이 이미 내려져 시장 불확실성이 줄어든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컴버랜드 어드바이저스 대표 데이빗 코톡은 "전반적으로 올해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시장에 지속적인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 변동성 불구 2016년 아시아 기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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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중국은 경제 전망은 어둡지만 주식시장은 상승을 기대해 볼만하다는 평가가 나와 주목된다.
주요 전문가들은 암울한 경제 전망에도 불구하고 2016년 아시아 증시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기록할 국가는 중국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중국 증시가 경제나 기업 수익 전망을 반영하기 보다는 당국의 정책에서 방향성을 찾는다는 점이 주목거리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올해 선전거래소와 홍콩 증권거래소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을 실시하고 주식발행 등록제를 시행하는 한편 갖가지 시장 안정화 노력 등을 기울일 것으로 보여 시장에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올 1월 말까지 열리는 주요 정부 부서별 연례공작회의와 1~2월 중으로 열리는 지역별 양회에서 확정될 경기 운용방안도 경기둔화 우려를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이며 올해부터 공식 출범되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증시를 지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싱크탱크 사회과확원은 지난달 발표한 '2016년 경제백서'에서 중국 증시가 '점진적 불마켓'에 확실히 진입할 것이라며 상하이지수가 3200에서 4000선 사이를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 연초 주가 급락 ≠ 연간 주가 하락
2016년 새해 벽두부터 중국 증시가 7%나 폭락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란한 변동장세를 기록하자 연간 증시 전망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2008년 장세를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 경험에 비추어볼 때 새해 첫 거래일의 주가 급락이 연간 증시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속설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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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부터 첫 거래일 S&P500지수가 급락한 사례와 그 해 연간 지수 등락률을 비교 조사해본 결과, 방향이 일치한 것은 절반에 불과했고, 방향성의 규모도 전혀 일치하지 않았다. 70년 만에 최악의 증시로 기록된 2008년도 연초 거래일에 S&P500지수는 고작 1.4% 하락한 데 그쳤다.
S&P500지수가 첫 거래일에 기록한 사상 최대의 낙폭은 1932년 기록한 6.9%였다. 그 해에 지수는 연간 15% 하락했다. 두 번째는 2001년 첫 거래일 2.8% 하락한 경우로 당시에 지수가 연간 13%가 떨어졌다.
또 역사상 3~5번째 하락폭을 기록한 1980년, 1983년, 1949년에는 S&P500 지수가 첫 거래일 1.6%~2% 정도 낙폭을 보였지만, 각각 지수가 연간으로 26%, 17%, 10%나 상승했다.
2016년 글로벌 증시가 30년 만에 최악의 개시일을 맞은 것은 사실이다. 첫 거래일에 S&P500지수가 1.5% 떨어진 것은 역사상 6번째로 큰 낙폭이다. 중국에서부터 시작된 경기 둔화가 세계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있다.
하지만 빌 슐츠(Bill Schultz) 맥퀸(McQueen) 최고투자 책임자는 "이날 주가 하락은 연간 전망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다만 "변동성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라고 해석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