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늘고 건강 신경쓰는 소비자 관련 마케팅 ‘봇물’
[뉴스핌=박예슬 기자] #. 자취생활 10년차인 직장인 K씨(30)는 편의점표 간편식품 마니아다. K씨가 즐겨 먹는 것은 도시락, 컵라면, 즉석밥 종류. 보관이 용이하고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다는 게 K씨가 생각하는 간편식품의 장점이다.
K씨는 "SNS 등에서 신제품이 화제에 오르면 '즐겨찾기'로 저장해 뒀다가 근처에 편의점이 보일 때 구입해 쌓아놓고 먹는다"고 말한다.
K씨는 인스턴트로 '건강'도 챙긴다. 편의점·마트에서 판매하는 '씻어나온 과일'을 다량으로 구입해 매일 아침마다 규칙적으로 먹는 게 K씨의 건강관리 비결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식품업에는 어느 때보다 다양한 이슈가 불거져 나왔다. 1인가구의 폭발적 증가와 ‘키덜트’족의 등장,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파동 등으로 식품업계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같은 추세는 새해 병신년(丙申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
지난 29일 열린 롯데마트 '요리하다' 출시 기념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
▲병신년 식품업계 트렌드 전망 ① - 간편식
2010년대 중반에 들어 1인가구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장 성장한 시장이 바로 ‘간편식’이다. 별도의 조리과정 없이 가열하거나 혹은 바로 섭취할 수 있는 식품을 말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30일 간편가정식 브랜드 ‘요리하다’를 출시했다. 첫 출시 라인으로는 ‘아시아 요리’를 테마로 한식‧중국식‧일식‧동남아식 등을 선보였다.
새해부터는 국내 맛집 메뉴를 재현한 ‘대한민국을 요리하다’를 비롯해 양식 메뉴인 ‘유럽을 요리하다’ 등이 분기별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16년까지 제품 수를 200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앞서 경쟁사인 이마트는 자사 간편식 PB상품 ‘피코크(PEACOCK)’를 내놓으며 화제를 일으켰다. 피코크는 지난 2013년 출시 이후 2015년(1~11월) 기준 매출이 전년대비 52.5% 늘어났다.
‘3분카레’로 알려진 간편식의 원조 오뚜기도 간편식 제품군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간편식이 특히 많이 팔리는 여름철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며, 파우치형뿐 아니라 스프‧식사류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병신년 식품업계 트렌드 전망 ② - 키덜트(Kidult)
어린이의 감성을 가진 어른을 뜻하는 ‘키덜트’는 유통업계의 새로운 구매계층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어린이 고객에 타깃을 맞췄던 제과업계 등도 20~30대 젊은 키덜트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꾸는 추세다.
오리온은 키덜트 고객의 증가에 맞춰 ‘고래밥’ 제품에 종이접기 전문가 김영만씨와 공동 개발한 한정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했다. 어린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마케팅을 통해 성인 고객의 눈길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최근 인기를 끈 젤리 제품의 경우 체중관리 때문에 과자를 꺼리는 여성들도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찾는다”며 “성인층 타깃의 마케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를 운영하는 BR코리아도 매 시즌마다 캐릭터 사은품을 한정판으로 제공하며 키덜트족의 화제를 끌고 있다. 캐릭터에 따라 다르지만 ‘히트’할 경우 매출은 평소 대비 15~20% 이상 오른다.
BR코리아 관계자는 “캐릭터 계약 시 어린이층 뿐만 아니라 20~30대 성인 고객들이 선호하는 ‘희소성’있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 |
CJ제일제당의 '더 건강한 브런치' 시리즈. <사진=CJ제일제당> |
▲병신년 식품업계 트렌드 전망 ③ - 건강‧안전
지난 6월 전국을 강타했던 메르스 및 ‘가짜 백수오 파동’ 등으로 식품안전,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며 업계도 관련 마케팅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 관련, 식품업계는 첨가물을 적게 함유하거나 조리방법을 바꾸는 등의 건강 콘셉트를 내걸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더 건강한’ 시리즈로 ‘더 건강한 후랑크’,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 등을 내놓았다. 합성착향료 등 물질을 첨가하지 않고, 샐러리즙 등 천연재료로 대체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가공육은 몸에 나쁘다는 인식을 지우겠다는 의도다.
회사는 ‘더 건강한’ 시리즈 제품을 생산하는 진천공장을 지난 3월 미디어에 공개하며 ‘안전’한 생산과정을 홍보하기도 했다.
김치업계 1위인 대상FNF의 종가집은 나트륨을 줄인 ‘건강한 김치’를 출시했다. 짜지 않으면서도 맛을 유지하기 위해 3년의 개발기간이 걸렸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신송식품도 짠맛을 줄인 고추장과 된장 제품을 출시하며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겨냥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