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총 줄었지만 부동의 1위
구글 MS 아마존 약진, 엑손모빌 월마트는 후퇴
[뉴스핌=황숙혜 뉴욕 특파원]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 미국 대표 기업들의 우열이 1년 사이 크게 달라졌다.
극심한 주가 변동성과 상품 가격 폭락 속에 승자와 패자가 뚜렷하게 엇갈렸다. 특히 에너지 업계의 간판 기업들이 고전한 반면 IT 공룡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애플 <출처=블룸버그통신> |
29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올해도 지켜낸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주가는 연간 기준으로 제자리걸음에 그쳤고, 시가총액이 연중 고점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지만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연초 6400억달러로 출발한 애플 시가총액은 지난 봄 7500억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최근 6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중국 시장을 필두로 아이폰의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경고가 투자은행(IB) 사이에 연이어 제기되면서 주가 상승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그 밖에 IT 대표 기업들은 일보 진전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시가총액 5300억달러로 2위 자리를 차지했고, 2000년 닷컴버블 당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당시 주가 수준을 회복하며 시가총액을 4500억달러로 늘렸다.
아마존닷컴 역시 올해 탄탄한 이익 성장을 앞세워 기업 가치를 두 배 불렸다.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3150억달러로 에너지 업계 강자 엑손 모빌을 추월할 태세다.
유가 폭락으로 인해 엑손 모빌은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2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이익과 매출 침체를 악재로 연중 주가 하락 압박에 시달린 엑손 모빌은 시가총액이 3250억달러로 떨어진 실정.
내년 유가 전망이 흐린 만큼 3위로 밀려난 엑손 모빌의 기업 가치는 가까운 시일 안에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판단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도 주가 롤러코스터 속에 약진한 사례다. GE는 지난달 미국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3000억달러 선을 회복한 것으로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산업재에 중점을 두는 구조조정과 함께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자사주 매입이 시가총액을 끌어올린 동력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지난 11월 초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3000달러 선을 밟은 페이스북은 기업 공개 후 불과 3년 6개월만에 10위권에 입성했다.
오프라인 소매업 대표 주자인 월마트는 올해 여러 면에서 수난을 겪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온라인 쇼핑몰 업체 아마존닷컴에게 추월을 당했고, 주가 역시 연초 이후 30%에 이르는 낙폭을 기록했다.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월마트는 비용 감축과 함께 도심 지역 소규모 매장 개점 등 탈출구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월마트의 시가총액은 10년래 처음으로 20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진 상황. 지난 2013년 초에만 해도 시가총액 3위 기업이었던 월마트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향후 수익성 및 주가 향방에 대한 월가의 시각도 흐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