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송유미 미술기자> |
[뉴스핌=장주연 기자] 올해 충무로는 유독 희비가 자주 교차했다. 메르스 여파로 전체적인 흥행 부진에 빠지기도 했고, 네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하는 영광의 순간을 맛보기도 했다. 때로는 의외의 배우들이 혜성처럼 나타나 극장가를 빛냈으며 영원히 재기하지 못할 듯했던 배우가 새로운 흥행작을 탄생시키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했다.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았던, 2015년 극장가를 #해시태그로 돌아봤다.
#외화의_습격
지난 1월 ‘국제시장’의 흥행 열기가 끝나기 무섭게 극장가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개봉하며 주도권이 넘어간 것. 62.5%에 달했던 한국 영화의 점유율은 땅으로 떨어졌다. 이후 개봉한 한국 영화들은 줄곧 고전을 면치 못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들고 퇴장했다. 반면 외화들은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며 상승곡선을 탔다.
이 가운데서도 최다 관객을 불러들인 외화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다. 지난 4월 선을 보인 영화는 무려 1049만4499명의 관객을 동원, 외화로는 유일하게 2015년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612만)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613만) ‘쥬라기 월드’(554만) 역시 관객의 호평 속에 강세를 보였다.
또한 ‘마션’(435만) ‘매드맥스:분노의 도로’(383만명) ‘인턴’(336만) ‘분노의 질주:더 세븐’(324만명) ‘터미네이터 제니시스’(323만) 등도 남다른 스케일과 참신하고 탄탄한 스토리로 관객을 극장가로 불러들이며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사진=박소담 인스타그램·송유미 미술기자> |
#충무로_20대_여풍
2015년은 매해 어김없이 나오는 ‘충무로 20대 여배우 기근’이란 우려를 씻어낸 해였다. 20대를 대표할 만한 신인 여배우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
지난 5월 ‘간신’ 이유영을 시작으로 ‘마돈나’ 권소현, ‘그놈이다’ 류혜영, ‘베테랑’ ‘검은 사제들’ 박소담 등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대학에서 영화와 연극, 연기를 전공한 이들은 그간 보고 배운 실력을 제대로 발휘, ‘연기돌’이 점령했던 극장가를 되찾았다.
관객의 호평 속에 권소현은 제35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이유영 역시 2015년 제52회 대종상영화제, 제36회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류혜영과 박소담은 영화에서 보여준 개성 강한 연기로 드라마에 캐스팅, 안방극장까지 활동 반경을 넓혔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송유미 미술기자> |
#메르스
지난 상반기 한국 영화의 성적이 유독 저조했던 이유가 단순 외화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난 6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직격탄을 맞은 것. 5월20일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메르스 공포는 날이 갈수록 커졌고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길은 자연스레 끊겼다.
성수기를 앞두고 있던 6월 극장가는 그야말로 암울했다. 메르스 발병이 극심한 공포를 몰고 오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던 흥행작의 관객수마저 반 토막이 났다.
이런 상황을 역전시킨 건 ‘쥬라기 공원’의 네 번째 시리즈 ‘쥬라기 월드’였다. 개봉 이후 관객의 입소문을 탄 ‘쥬라기 월드’는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 메르스 벽을 허물고 관객을 다시 극장가로 불러왔다. 이를 시작으로 썰렁했던 극장가는 점차 회복세를 되찾았다.
<사진=·㈜쇼박스·송유미 미술기자> |
#표절논란
올 한해는 극장가를 빛냈던 영화들의 표절 논란도 자주 불거졌다. 가장 먼저 시비가 붙은 건 흥행 가도를 달리던 ‘암살’이었다. 최종림 작가는 ‘암살’이 자신의 소설 ‘코리안 메모리즈’를 표절했다고 주장, 최동훈 감독과 안수현 케이퍼필름 대표이사, 유정훈 쇼박스 대표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 8월 법원은 “실질적 유사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최종림 작가의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마션’은 개봉 전부터 표절 시비로 구설에 올랐다. 러시아 각본가 미하일 라스코드니코프가 제작사 폭스를 상대로 표절의혹을 제기한 것. 그는 폭스가 자신의 각본을 보고 ‘마션’의 일부분을 표절했다고 주장하며 보상금으로 약 10억 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폭스 측은 “대응할 가치도 없는 소송”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연평해전’의 경우 뒤늦게 표절 시비에 휘말렸다. 박철주 작가가 자신의 소설 ‘바다는 태양이 지지 않는다’와 영화 속 캐릭터, 일부 장면이 유사하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박철주 작가는 상징적인 손해배상금 100원을 청구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김학순 감독은 “시나리오 저작권 등록은 2009년에 마쳤고 박철주 작가 소설은 2010년에 나왔다”고 반박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송유미 미술기자> |
#천만_한국_영화
외화의 공세 속에서 빛을 발한 국내 작품들도 수두룩했다. 특히 올해는 국내 작품 중 천만 영화가 무려 세 편이나 나왔다. 한국영화 중 처음 천만 영화에 등극한 작품은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이었다. 지난 1월 천만 만 관객을 돌파한 ‘국제시장’은 누적관객수 1426만1582명을 동원, 역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8월엔 두 편이 나란히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먼저 8월15일 광복절에는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 대망의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2주 뒤인 29일에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이 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암살’은 누적관객수 1270만5700명, ‘베테랑’은 1341만4009명으로 역대 영화 흥행순위 7위와 3위에 각각 랭크됐다.
특히 이 세 작품의 천만 관객 돌파로 윤제균 감독과 최동훈 감독, 그리고 전지현, 이정재, 황정민이 ‘쌍천만’ 감독이자 배우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②에서 계속>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