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만으로는 경기부양 효과 한계"
[뉴스핌=김성수 기자] 유로존 경제전문가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의 내년 추가 자산매입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사진=블룸버그통신> |
27일 자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체 연례 조사 결과 전체 33명 전문가들 중 절반 가까이가 ECB가 올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지난해 조사에서 ECB의 추가 부양책 실시를 예상했던 전문가가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던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또한 올해 ECB의 부양책을 예상한 전문가들 역시 ECB가 현 통화정책을 급격히 재설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물가상승률과 성장률이 계속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대처할 것이란 의지를 시장에 여러 차례 강조했으나 전문가들은 좀처럼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14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ECB가 물가를 확실하게 안정화하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늘려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필요하다면 한계 없이 수단을 쓸 것"이라고 언급해 추가 부양 의지를 재확인했다.
ECB는 올해 유로존 경제가 양적완화(QE)에 힘입어 1.5% 성장, 내년에는 1.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 마이클 식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이미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공격적인 부양책을 실시했다"며 "시장이 완전히 납득한 것은 아닐지라도 그렇다"고 말했다.
재정정책과 예산정책이 보완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통화정책 만으로는 경기부양에 한계가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조지 매그너스 UBS 선임 경제 자문위원은 "ECB는 벽에 가로막혔다"며 "추가 부양책은 금융시장에 활기를 주겠지만 ECB가 사용 가능한 정책 조합이 유로존 성장과 수요 둔화를 개선하는 데 얼마나 영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반면 유로존 경기회복을 위해 ECB가 부양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ECB가 내년에 추가부양을 단행할 경우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예금금리 추가 인하이며, QE 규모 확대도 고려해볼 만 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조나단 로인스 캐피탈 이코노믹스 유럽 부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기회복이 둔화되고 물가상승률도 낮을 경우 ECB에 추가부양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금리인상이 유로 약세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유로존 채권 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ECB는 유로존 성장 잠재력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산매입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