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관련 확정된 바 없어...특화만이 살 길"
[뉴스핌=김나래 진수민 기자]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은 내년 경영전략으로 투자은행(IB)과 인터넷은행 강화방침을 내놨다. 주주친화적인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도 적극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현대증권> |
22일 윤경은 사장은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에는 현대증권을 투자은행(IB)으로서 차별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사장은 내년 키워드로 인터넷은행과 글로벌 투자를 꼽았다.
올해 현대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KT컨소시엄에 참여해 'K뱅크'의 3대 주주로 올라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기반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접목,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윤 사장의 복안이다.
윤 사장은 "증권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제한된 인구 속에서 신규 고객을 계속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불특정 다수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는데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PB 고객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제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소액 자산관리 영업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덧붙였다.
IB에 대해 내년에도 긍정적인 실적을 기대했다. 윤 사장은 "내년은 현대증권이 차별화된 IB로 거듭나는 원년"이라며 "올해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IB의 기여도가 컸기 때문"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과 IB는 내년 비즈니스를 이끌 키워드"라며 "올해 선제적인 해외 투자가 성과를 낸 만큼 종합증권사로서 IB에 특화된 대형사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증권은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앞세운 구조화 금융으로 큰 성과를 냈다. 현대증권은 지난 8월 일본의 쇼핑몰인 이온빌딩을 매각해 2년만에 44% 수익을 거뒀다. 매각 차익만 215억원 가량이다. 최근 현대증권은 일본 도쿄에 있는 오피스 건물 매각도 추진 중이다. 윤 사장은 해외투자와 관련, "일본 부동산 투자를 했을 당시 우려가 상당했지만 수백억의 수익으로 돌아와 성과를 입증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 국내 부동산 시장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 해외 부동산 환차손익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는데 이번 해외부동산 매각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며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현대증권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미국 50%, 유럽과 일본이 25%씩 구성돼 있다.
이날 윤 사장은 노사문제와 주주친화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 17일 현대증권은 노동조합과 대타협을 이뤄낸 바 있다. 그동안 현대증권 노조가 강성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의미있는 진전이었다는 평가다. 그는 "이번 노사 대타협을 통해 결국 회사의 수익이 주주와 구성원에게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이 가장 좋은 증권사가 돼 내년부터는 적극적인 배당 정책도 실시해 현대증권의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추후 매각 가능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대우증권 인수에 따른 업계의 판도변화 가능성에 대해선 "특화만이 살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사장은 "메가뱅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나머지 회사들이 해야할 역할이 있다. 백화점식으로 똑같이 하기보다 투자은행 부분에 압도적인 투자와 인력보강을 해 특화된 서비스를 개척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사장은 올 한해 안팎으로 어수선했던 상황에 대해서도 "올해 사실 매우 어려운 시기였지만, 임직원이 단합해 오히려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올라설 수 있었다"며 "증권업계가 새로운 질서의 변화를 마주할텐데 우리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