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위 전화부터 알선까지..'수익보전'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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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선형 기자] # A 생명보험사 고객인 직장인 홍석(30세)씨는 최근 A 보험사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2년 동안 고객을 유지해 좋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대출 소개 전화였다. 보험사는 ‘2%대 저렴한 금리’와 ‘중도상환시 수수료 면제’라는 파격혜택까지 제안하면서 홍 씨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홍 씨는 “그동안 저축성보험 가입하라는 전화는 받았어도, 대출받으라는 연락은 없었다. 대출 내용으로 5번씩이나 전화해 좀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대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직접 대출을 할 수 없을 경우엔 대출알선도 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KB·한화·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등은 자사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객을 대상으로 계열 캐피탈사나 연계 금융사에 소개해 주는 영업을 시작했다.
대출 소개영업은 보험사가 금융당국에 영업신고 후 할 수 있는 부수업무의 일종이며, 보험사들은 자사 기준에서 신용등급이나 담보 조건이 맞지 않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대출이 가능한 곳을 소개해 주고 해당 금융사에서 수수료를 받는 형식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미 많은 보험사들이 부수업무 중 일환으로 대출 소개영업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지난 6월부터 신고해서 하는데 조금 늦게 시작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KB손보 관계자도 “지난 4월 금융감독원에 신고 후 영업을 하고 있고, 계열사 시너지 차원에서 시작했다”며 “수수료도 얼마 되지 않고, KB캐피탈과 서로 윈윈한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명보험사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대출 소개 전화를 돌리고 있다. 이전에는 자사 보험상품 위주로 마케팅 전화를 했지만, 최근에는 신용대출이나 담보대출 소개로 내용을 바꿨다.
생보사 관계자는 “최근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내 집마련을 하거나, 투자용도로 사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대출을 받을 생각이 없다가도, 보험사의 낮은 금리를 들으면 생각을 바꾸기도 한다. 이 때문에 주기적으로 전화를 하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고객정보를 마케팅 용도로 동의한 고객에 한 해서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보험사들의 대출영업 확대 움직임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보험사 대출채권은 152조3584억원으로 지난해 137조125억원 대비 11.2% 증가했다. 이 중 가계대출 규모는 93조2718억으로 61.2%나 차지한다.
보험사들의 대출 확대 움직임은 저금리로 인해 낮아진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 금융전문가는 “최근 대출시장이 금융권 이슈로 떠올랐다. 저금리 상황에서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아 자산운용 하기는 어렵지만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은 오히려 쉬워졌다”며 “게다가 국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내 집 장만을 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등 국내 대출금리 인상 전망과 맞물리면서 대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