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분업계 빅2, 한국제분 인수시 시장 점유율 50% 확보
[뉴스핌=강필성 기자] 동아원이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워크아웃) 신청에 나서면서 제분업계에 적잖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제분업계 3위를 차지하는 동아원그룹은 이번 워크아웃 신청과 별개로 사실상 해체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동아원그룹의 제분 계열사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21일 제분업계 등에 따르면 동아원은 지난 18일 300억원 규모의 사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워크아웃 신청에 나선 상황이다.
회사 측은 “경영권 이전을 수반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M&A를 통해 사채를 상환할 계획이었지만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자금 조달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현재 다양한 형태의 M&A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동아원그룹은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한국제분의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채권 만기까지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송홀딩스 컨소시엄은 지난 18일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동아원그룹 측에서 회사채 300억원을 인수자 측에서 대납하라는 조건이 협상 결렬의 주요 요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주목할 점은 워크아웃이 진행 되든, 청산절차를 밟든 한국제분의 매각이 유력하다는 점이다.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이 그룹의 모태인 한국제분을 내놓는다는 것은 그룹의 경영권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한국 제분의 지분 24.4%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한국제분은 그룹의 주력 계열사 동아원의 지분 53.88%를 보유한 지주회사 격 기업이다.
동아원그룹이 해체수순을 밟게 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누가 동아원의 제분사업을 가져가게 될지 주목 중이다.
한국제분은 동아원과 함께 제분업계 점유율 23.20%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점유율 27.50%, 대한제분의 25.5%와 차이는 근소한 수준이다.
제분업계 관계자는 “제분업계는 기업간 거래(B2B) 비중이 높아 고정적인 거래처를 가지고 있어서 점유율이 큰 변동이 없다”며 “다만 한국제분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시장 구도의 변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까지 기존 제분업체에서는 한국제분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앞으로 진행될 매각 과정에서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동아원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인 ‘CCC+’로 일곱 단계나 하향 조정이 된 상황에서 보다 인수자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매물이 다시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존 제분업계 중 한 곳이라도 한국제분 인수 성공하게 되면 단번에 시장점유율 절반을 차지하는 사업자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제분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사업자의 등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분업종은 폭발적인 성장성을 기대하기는 힘들어도 꾸준히 이익을 내는 사업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제분사업에 안정적인 수익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식품업계에서 관심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워커아웃이 어떻게 진행될지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동아원은 이날 225원(-15.85%) 하락한 1195원으로 마감했다. 동아원은 한국거래소의 워크아웃 신청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과 워크아웃 신청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