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카카오택시만 승승장구
[뉴스핌=이수호 기자] 카카오택시와 김기사를 통해 교통 020(온·오프라인 연결)시장의 맹주로 자리매김한 카카오가 경쟁자들의 연이은 유사서비스 출시로 인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SK플래닛의 T맵이 내비게이션 업계 선두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까지 내비게이션 사업에 진출하면서 자칫하면 힘들게 차지한 2위 자리까지 뺏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카카오택시에 밀려 한동안 잊혀졌던 우버가 국내 고급택시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해 수백억원의 마케팅비가 소요된 카카오택시의 위상마져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일, 네이버 지도앱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하고 교통 O2O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재 네이버 지도앱은 월 이용자가 1000만명(11월 기준)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때문에 내비게이션 서비스 추가를 통해 현재 지도앱 이용자들이 T맵이나 김기사 대신 네이버 서비스로 옮겨간다면 내비게이션 이용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 검색과 지도, 네비게이션을 연계할 수 있어 네이버 검색 후 별도로 내비게이션 앱을 구동하던 이전보다 훨씬 간편하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 지도 앱은 장소 검색부터 대중교통, 자동차 빠른 길 찾기, 거리뷰, 항공뷰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경쟁사들과의 차별점을 명확히 했다.
<사진 = 네이버> |
실제 업계 선두인 T맵의 경우 자체 추산 이용자가 760만명, 카카오의 김기사는 200만명 수준이다. 기존 네이버 지도앱 사용자 1000만명을 그대로 흡수하게 되면 네이버가 내비게이션 업체에서도 1위자리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에서 먼저 검색한 후, 내비게이션 앱을 구동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용자들의 패턴"이라며 "네이버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해, 성능을 고도화한다면 굳이 T맵이나 김기사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8일 김기사를 개발한 자회사 록앤올과 사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내달부터 김기사를 직접 운영하면서 내비게이션 사용성 확대를 위한 서비스 개편에 나선다. 카카오가 직접 서비스를 맡게된 만큼, 마케팅 강화, 기능 추가 등을 통해 네이버에 밀리지 않겠다는 뜻이다. 다만 네이버의 내비게이선 출시 이전보다 더 많은 추가 비용이 지출될 공산이 크다.
더불어 카카오의 캐시카우로 손꼽히는 고급택시 '카카오블랙'도 우버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만나게 되면서 수익화 작업에 적잖은 고민이 되고 있다. 올해 3월 출시된 카카오택시는 무료서비스인 탓에 돈을 벌어다 주지 못했지만, 카카오블랙은 유료 서비스인 탓에 카카오 교통 O2O의 수익 사업으로 거론돼왔다.
<사진 = 우버코리아> |
우버는 이달말부터 기본 요금 8000원의 고급택시 서비스 '우버블랙'를 출시하고 카카오블랙에 맞불을 놓는다. 현재 K9를 비롯한 고급세단 10여대를 선출시하며 향후 차량을 확대해 현재 업계 유일의 고급택시 서비스인 카카오블랙에 대항하겠다는 심산이다. 특히 우버가 북미 지역의 경우 페이스북과 연계해 이용자 접근성을 강화하고 있어서 향후 국내 시장에서도 활용될 공산이 크다.
또 규모 면에서는 서울에 100대를 출시한 카카오에 비해 적지만 운행 차량에서 차별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고급택시 서비스 카카오블랙이 중형급 세단인 벤츠 E클래스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우버는 차 길이만 5미터가 넘는 K9 등의 대형 세단의 안락함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카카오 역시 거액의 마케팅비를 투입해 힘들게 자리잡은 교통 O2O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카카오블랙 증차와 더불어 차종 다변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여론을 등에 업고 우버를 밀어낸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쉽게 시장을 내어주진 않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마케팅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갈 공산이 커졌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미 출시 시점부터 증차 계획을 세우고 있었고, 내년부터 서울 지역 외에도 다른 지역까지 운행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차량도 벤츠 E클래스 이외에 다양한 차종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