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god가 매서운 칼바람도 가시게 할 따뜻한 홈파티 같은 공연으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데웠다. '돌아온 오빠들'이 한 발짝 다가오니, 수많은 팬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연말 선물이었다.
god는 1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5 god 콘서트'의 첫 공연으로 1만여 팬들과 만났다. 이 공연은 1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5일간의 장기 공연. 주중 평일 저녁 시간대로 잡힌 첫날 공연에도 팬들은 빼곡히 객석을 채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발목을 붙잡았을 법도 하건만, god의 매력 앞에서는 무력했다.
오프닝 무대부터 객석 가까이의 돌출 포인트에서 튀어오른 god는 복고 바람에 걸맞는 '청청패션'으로 인사했다. 첫곡부터 온 공연장을 누빈 다섯 멤버는 팬들의 뜨거운 환호에 나이와 시간을 잊은 듯 내달렸고 팬들은 금세 한데 어우러졌다.
이번 god의 공연은 오랜만의 재결합 기념 공연이었던 지난해와는 또 다른 분위기로 마련됐다. 앞선 공연이 '축제'같은 자리였다면 이번엔 '홈파티'였다. god는 무대 위에서 한층 편안하면서도 더 친근감있는 매너로 멘트 없이도 객석을 사로잡았다. 거의 매 곡 무대에서 돌출 중앙 무대와 객석 가까이로 나가 호흡했고, 나이에 걸맞게 '각을 잡는' 안무보다 여유로운 느낌을 더했다.
데뷔 16년을 맞은 god의 무대는 한없이 유쾌하고 흥이 넘쳤다. '댄스 올라잇'과 스윙 버전으로 재편곡한 '관찰', '애수'를 부르며 멤버들은 한데 모인 떼창을 만들어냈고 완벽하게 무대를 소화하기보다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게끔 망가지는 모습도 아끼지 않았다.
'왜'에서는 다섯 멤버들이 각자 손에 소형 카메라를 들고 팬들을 찾아갔다. 그들은 팬들과 자신을 한 프레임에 넣어 촬영하는가 하면, 객석의 팬들을 모두 그 안에 담았다.
이번 god의 장기 공연에선 5일간 날마다 한 명의 호스트가 팬들을 맞이했고, 이날의 주인공은 손호영이었다. 그는 팬들의 신청곡을 받아 즉석 라이브를 제안해 반가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손호영의 자작곡 '우리'와 '기회를 줘', 혹은 앨범 '인트로'를 소화하며 기존 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무대를 특별히 선물했다.
이번엔 팬들이 god에게 선물을 했다. '다시' 무대에서 팬들은 무대를 중심으로 좌우로 나눠 '노래 불러 줄게', '너를 위한 노래'라고 적힌 플랜카드로 멤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예상치못한 이벤트에 울컥한 이들 대신, 팬들은 '다시' 노래를 끝까지 완창했다.
'어머님께', '거짓말', '길', '미운오리새끼'로 이어진 god의 추억과 현재의 히트곡 무대는 공연장의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다. 99년 데뷔 당시부터 지난 2014년 재결합까지를 관통하는 다섯 멤버들의 목소리는 팬들의 마음으로 가서 닿았고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god 손호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조용한 노래는 이제 그만"이라며 공연을 클라이막스로 안내했다. '프라이데이 나잇'과 '0%', '하늘색 약속'으로 팬들을 찾아간 멤버들은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구석구석 내달렸고 하늘색으로 꽉 찬 객석은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를 보냈다. 떠나갈 듯한 떼창은 빼놓을 수 없는 god 공연의 또 한가지 즐길 거리였다.
마지막 무대를 마쳤지만 god 멤버들은 금세 다시 무대 위로 돌아왔다. 올해 발표한 신곡 '니가 할 일'을 부른 멤버들은 긴 앙코르 무대가 시작됐다는 말로 팬드을 다시 뛰게 했다. '촛불하나'를 부른 뒤, '하늘색 풍선'을 시작으로 캐롤 메들리가 펼쳐졌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미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나눈 팬들과 god는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로 오늘을 기억하기로 했다. 연말의 따뜻하고 편안한 홈파티 같은 god 오빠들과의 시간은 각자만을 바라보며 꾸민 의미있는 무대로 마무리됐다.
한편 god는 이번 콘서트로 오는 20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팬들과 만난다. 크리스마스인 24~25일에는 대구 엑스코, 30~31일에는 부산 벡스코에서 따뜻한 연말 파티를 개최할 예정이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sidus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