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섹터, 340억달러 디폴트 위험…작년 5배"
[뉴스핌=김성수 기자] 저유가가 전 세계 경제를 짓누르면서 미국 대형 은행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증가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15일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미국 은행 규제당국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에너지 섹터의 디폴트 위험 금액이 34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5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에너지 기업들이 지난 2010년 후 공격적인 인수 및 석유 시추에 나서며 레버리지를 키운 가운데 저유가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5달러 이하로 밀리면서 작년 고점 대비 65% 이상 떨어진 상태다.
북미지역에서는 올 들어 미국 석유기업인 큐빅에너지 등 에너지업체 3곳 이상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큐빅에너지는 웰스파고 에너지 캐피탈, 앵커리지 캐피탈 그룹 관계사 등 채권자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양도하는 데 합의했다.
이들 에너지 기업에 대출을 해준 은행들도 덩달아 유가 하락에 더 취약해지고 있다. 은행 업계에서는 석유 시추 및 탐사 업체들의 충당금 가치가 급속히 하락하면서 이들 기업의 대출 한도를 평균 10~20% 정도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에서 지난주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최고경영자(CEO)가 일부 에너지 관련 대출이 디폴트 위험이 높아져 기밀(classified)로 분류됐다고 지적했다.
앤디 세세레 US뱅코프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순 결손금이 소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은 아직 대출 자산의 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이다. 투자은행인 키페 브뤼에트앤우즈는 BofA, 씨티그룹,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등 주요 은행들은 대출금 대비 순 결손금 비율이 내년에 기존 평균치인 0.61%에서 0.59%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은행들은 지난 2009~2010년 순 결손금 비율이 3.34%로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에너지 관련 익스포저(노출)가 가장 많은 코메리카 은행은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직접적으로 익스포저가 된 자산에 대해서는 손실이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리차드 램스덴 은행 부문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부문이 계속 위기의 전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 에너지그룹의 카일 흐라니키는 "최근 저유가 사태는 지난 30년간 겪었던 유가 사이클 중에 가장 깊고 가장 오래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저유가에도 살아남을 만큼 유동성이 있는 업체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른 기업들은 자산을 매각하거나 자본 구조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