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레스터시티 첼시 제이미 바디는 누구? 한때 전자발찌 찬 ‘악동’ 인생이 한편의 영화. 제이미 바디가 첼시전서 선제골을 터트렸다. <사진=레스터시티 공식 트위터> |
[EPL] 레스터시티 첼시 제이미 바디는 누구? 한때 전자발찌 찬 ‘악동’ 인생이 한편의 영화
[뉴스핌=김용석 기자] 셰필드에서 태어난 제이미 바디는 어린 시절부터 셰필드 웬즈데이의 팬이었으나 유스 팀에서 방출되었다. 당시 유스 팀 코치는 그의 키가 자랄 것 같지도 않고 특별한 재능도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팀에서 방출된 제이미 바디는 크게 상심했고 자신은 축구선수가 될 운명이 아니라며 체념했다. 그런데 방출되고 딱 한 달 만에 키가 20cm나 훌쩍 커버리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제이미 바디는 축구에 대한 미련을 접을 수 없어 심하게 괴로웠다고 전해진다.
8개월을 건설 노동자로 전전하던 그는 친구의 권유로 비 리그 팀인 스톡스브리지에서 주급 30파운드(약 5만2000원)를 받기로 하고 다시 선수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당시 그는 욕조를 나르고 후드를 설치하는 등의 고된 건설 일을 하면서 시간당 8파운드(약 1만4000원)를 받고 있었고 축구는 일종의 부업이었던 셈이다.
이 때는 발목에 전자 발찌를 착용해야 했다. 친구들과 들렀던 술집에서 보청기를 착용한 친구를 비웃은 취객들과 시비가 붙어 큰 싸움으로 이어졌고 법원에서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항시 전자 발찌를 착용하고 정해진 귀가 시간을 지키도록 한 법원 명령에 따라, 경기를 뛰다 말고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야 했던 것이다.
특히 원정 경기가 있는 날, 바디의 아버지는 경기장 담 밑에 대기하고 있다가 아슬아슬하게 담을 넘어 달려오는 아들을 태우고 집으로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일이 숱했다.
제이미 바디는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어렸고 다혈질이었다. 친구를 지켜주고 싶다는 치기어린 마음에 분별없는 같은 짓을 했고, 오래 힘들었다. 하지만 그런 시절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다. 가족 모두 힘든 시절을 보냈다. 집에 갇혀 지내느라 DVD만 봤다”며 회고했다.
이후 플리트우드로 이적한 바디는 고된 노동으로 등과 허리 등, 육체적으로 성한 곳이 없어 축구가 힘들어지자 고심 끝에 본업인 건설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
한겨울에 맨몸으로 운동장을 뛰거나, 하루 종일 웨이트트레이닝에 전념하는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 가며 축구 하나만을 바라보던 제이미 바디는 레스터 시티를 상대로 골을 터트리며 주목을 받아 결국 2013년 지금의 레스터 시티로 이적한다.
2002년 셰필드에서 방출되어 산전수전 다 겪은지 10년만인 2013년의 일이다. 이적 후 바디는 41경기에서 16골을 터트리며 팀의 챔피언십 우승을 주도했고 레스터시티는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했으나
술집에서의 인종 차별 발언이 카메라에 담기며 벌금형과 인권교육 수강이라는 징계를 받기도 했다.
바로 전 시즌에는 리그 강등을 면하는 것이 필사의 목표였던 레스터시티는 올 시즌 리그 상위를 랭크, 깜짝 활약하고 있다.
팀과 본인 모두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하게 EPL에 이름을 떨치고 있고 제이미 바디는 이미 '올해의 선수상'을 예약한 상태.
제이미 바디는 유스 아카데미를 거쳐 일찌감치 커리어를 쌓기 시작하는 여느 프리미어 리거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선수인데다, 그의 스토리가 영화보다 더 영화같기 때문에 EPL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팬들은 그의 동화가 해피엔딩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다.
[뉴스핌 Newspim] 김용석 기자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