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로 관심 이동...소매판매/소비자심리지수 등 주시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수일 간의 극적인 변동성 장세가 펼쳐진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뉴욕증시는 횡보장세를 연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장은 다음 주 15~16일 열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비하면서 당분간 숨을 고를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이번 정책회의에서 9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인상, 지난 7년 간의 초저금리 기조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강력한 미국 고용지표는 시장에 여러모로 큰 의미를 안겼다. 11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비 21만1000건 증가하며 예상을 웃돌았다. 또 9월과 10월의 신규 일자리수도 당초 발표된 수치에서 3만5000건 상향 조정됐다. 고용시장의 신뢰도 개선 징후 속에 실업률은 7년반래 최저 수준인 5%로 유지됐다.
견고한 고용지표는 연준이 금리인상이라는 퍼즐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조각과 같았고,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 부양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크게 요동쳤던 금융시장도 미국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확고해지자 점차 안도감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고용지표가 발표됐던 지난 4일 뉴욕증시의 3대 주요지수는 나란히 2% 넘는 랠리를 펼쳤고, 주간기준으로도 소폭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강력한 고용지표 소식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2.353%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내 방향을 바꾸어 2.273%로 내려갔다. 이날 하루 만에 5bp 이상하락하면서, 주간 수익률은 5bp 상승하는데 그쳤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물가 지표가 강력하게 나오지 않는다면 금리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봤다. 게리 폴락 도이체방크의 수석 미 국채 전략가는 "12월 금리인상은 이미 반영된 재료인 데다 이후 금리인상 속도가 매우 점진적일 것이라는 점에서 금리 상승은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다만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2014년 말 2.173%였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2013년 말의 3.03%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이다.
미 달러화는 지난주 유로화에 대해 1.0875달러를 기록하며 주간으로 2.7% 약세를 보였지만, 엔화 대비로는 123.13엔으로 0.3% 소폭 강세를 나타냈다.
지표 강세와 이에 따른 12월 금리인상 확실시 분위기는 일단 달러화 강세 요인이다. 더구나 내년 금리인상 속도에 주목하던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지표 강세로 인해 내년에 혹시나 긴축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나타냈고 있다.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예단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겠지만, 미국과 다른 나라 중앙은행이 서로 방향이 다른 정책을 구사할 경우 당분간 달러화 강세가 좀 더 이어질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 원유선물은 지난 주말 3% 가까이 급락하며 배럴당 40달러 선을 살짝 하회했다. 주간으로는 4.2% 낙폭을 나타냈다.
최근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는 미 원유선물은 내년에도 시장 수급이 공급과잉 양상을 보일 것이란 예상과, 또한 당분간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겹치면서 추가 하락 여지가 열린 것으로 보인다.
◆ 12월 긴축은 낡은 재료.. 관심은 소비자로 이동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용지표를 통해 미국 경제가 금리인상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회복됐다는 믿음이 확산되고, 시장이 이번 달 금리인상에 준비된 모습을 보이면서 관심의 축이 통화정책에서 경제 펀더멘털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증시의 연말 랠리를 예감케 하는 징후로,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은 '소비자'로 눈을 돌릴 예정이다. 연말 쇼핑시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1월 소매판매와 12월 톰슨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 심리지수(이상 11일) 등 소비자 관련 지표가 증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매판매는 10월에 0.1% 증가한 데 이어 11월에는 더 큰 폭인 0.3% 개선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소비자 심리지수(잠정치)도 전월비 0.7포인트 상승한 92로 예상됐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만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스콧 클레몬스는 "올해 미국 경제의 주요 동력원이 제조업이나 서비스산업이 아닌 개인소비 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매판매 지표는 매우 중요하다"며 "강달러 여파로 제조업은 침체기에 있고 수출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외 9일 공개될 10월 도매재고·판매, 11일 발표될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등도 관심을 끌만한 지표들이다.
증시 투자자들은 국제유가의 추가 하락 여부도 주시하고 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불발로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 선물은 배럴당 39.97달러에 장을 닫았다. 시간외 거래에서 다시 40달러 위로 올라섰지만 전문가들은 다음 지지선인 38달러, 35달러선이 연이어 무너질 공산이 커 증시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초에는 대외 요인들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주 ECB가 시장에 실망감을 안긴 뒤 하루 만에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뉴욕에서 가진 연설에서 "필요할 때마다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있다"는 온건한 스탠스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놓았다. 이는 주말 뉴욕증시가 오름폭을 확대하는 데 일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ECB는 가능한 모든 통화정책 도구를 이용할 것"이며 "양적완화(QE)는 제한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에 7일 유럽증시가 랠리를 펼칠 경우 미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의 주요 거시지표 발표도 이어진다. 7일 오후에는 11월 무역수지가, 8일 밤에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공개된다.
7일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을 끝으로 연준의 정책결정자들은 정책회의에 앞서 발언을 자제하게 되는 '블랙아웃' 주간을 맞이한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