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계 카드사 수익 악화로 잇단 매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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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선형 기자] 현대카드·캐피탈 매각이 답보상태에 들어갔다. 유력한 인수자로 점쳐졌던 현대차가 공시를 통해 ‘GE캐피탈 보유 지분 인수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면서 매각이 또다시 미궁 속에 빠졌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9일 한국거래소 공시를 통해 ‘GE캐피탈과 현대캐피탈 간 주주간계약서 개정 및 보완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며,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 인수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답변했다.
이는 현대카드 매각설이 불거진 지난 5월, 현대차가 공시한 내용과 같다. 당시 현대차는 11월 지분 인수와 관련한 공식적인 답변을 할 것이라 했으나, 결국 반년이 지나도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말 2대주주인 GE캐피탈이 보유 지분 43%를 전액 매각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당시 현대카드 대주주인 현대차그룹이 GE캐피탈 보유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분위기였으나, 현대차 측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답보상태에 들어갔다.
현대카드 측은 “지난 5월과 변동된 사안은 없다”며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현대카드 지분 인수를 결심하지 못한 이유에 관해 이미 지분 36.95%를 보유 중이라는 점과 1조5000억원(현대카드·캐피탈) 대 부담스러운 가격, 카드산업 성장성 둔화 등으로 꼽고 있다.
특히 앞으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결제시장 재편 등으로 카드업계 수익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물로서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카드업계는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율 0.7% 인하 결정으로 내년 최대 6700억원 가량의 수입이 감소가 예상되며, 삼성페이·엘지페이 등의 출시로 간편결제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결제시장 내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수익성 악화 소식은 삼성카드와 롯데카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최근 삼성카드는 NH농협지주에 매각된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소문이 확산하자 삼성그룹과 삼성카드, 농협금융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했지만, 단순히 소문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게 업계 반응이다.
삼성그룹이 금융 부문의 지배구조를 삼성생명 중심으로 정리하고 있는 만큼 삼성카드 역시 계열사 간 지분매각 등을 통해 삼성생명을 최대주주로 세우거나, 매각을 통해 삼성그룹 금융계열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카드 매각 얘기는 삼성그룹 재편 과정 중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얘기”라며 “게다가 카드사 순익 하락이 예상되면서 매각설에 힘을 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지 않는 이상 매각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업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카드업계 M&A(인수·합병) 얘기는 끊임없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