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가족을 위해 재기를 꿈꾸는 퇴물 복서의 휴먼스토리 ‘사우스포’가 초겨울 극장가를 찾아온다.
연기파 제이크 질렌할과 포레스트 휘태커가 손잡은 ‘사우스포’는 43승 무패 신화의 복싱 챔피언이 방황 끝에 링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 ‘사우스포’의 주인공 빌리 호프(제이크 질렌할)는 상대 주먹을 맞을수록 강해지는 복싱 챔피언이다. 매번 피가 철철 흐르는 승부 덕에 흥행은 최고지만 아내 몰리(레이첼 맥아담스)는 너무 얻어맞는 남편이 걱정이다.
아름다운 아내와 예쁜 딸, 그리고 고급저택에 으리으리한 명차들까지. 누구도 부럽지 않았던 빌리 호프의 삶은 한 순간 실수로 와르르 무너진다. 절대적으로 의지했던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빌리 호프는 한순간에 추락하고, 딸과도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는 처지가 된다.
오는 12월3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왼손스타일(사우스포)로 전향한 복서가 세상을 향해 날리는 강렬한 카운터펀치를 담았다. 고집불통 복서 호프가 스스로의 문제를 인정하고 마음을 여는 과정, 그리고 진심으로 복싱을 이해하고 승리를 따내는 장면이 훈훈한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 ‘에베레스트’에서 스스로를 극한상황까지 내몰았던 제이크 질렌할은 사각의 링 위에서 또 한 번 한계를 경험했다. 엄청난 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고, 복싱의 기본기를 익힌 제이크 질렌할이 흘렸을 땀방울의 가치는 12라운드까지 이어지는 마지막 결전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제이크 질렌할과 호흡하는 포레스트 휘태커의 명품연기도 훌륭하다. 이미 아카데미가 인정한 포레스트 휘태커의 연기는 ‘사우스포’에서 더할 것도, 그렇다고 덜할 것도 없는 절제 그 자체다. 모든 것에 엄격한 트레이너 틱으로 변신한 포레스트 휘태커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따스한 인간미와 의외의 유머는 ‘사우스포’의 볼륨감을 더한다.
애미넴이 참여한 OST도 영화 속 화면이나 이야기 전개와 잘 어울린다. 그가 선을 보이는 OST도 그렇지만, ‘사우스포’가 파란만장한 애미넴의 인생사에서 모티브를 땄다는 점이 신선하다.
단점도 있다. 영화의 이야기가 지나치게 단순하고 전개가 빤하다. 2시간 동안 흘러가는 스토리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눈앞에 그려질 정도다. 아내가 죽은 뒤 아이를 지키기 위해 링으로 돌아가는 사내의 이야기 역시 복싱 영화에선 흔한 소재다. 여러모로 비슷한 론 하워드와 러셀 크로의 ‘신데렐라 맨’(2005)에 비하면 아무래도 감동의 격이 조금 떨어진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