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이두(百度)> |
[뉴스핌=이승환 기자]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채권 상환에 차질을 빚으면서 업계 전반에 디폴트(채무불이행)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제일재경은 올 들어 최소 7개 기업이 디폴트 위기에 처한 가운데 부실 채권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채권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2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11일 중국의 시멘트 기업 산수이(三水)시멘트가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20억위안 규모의 CP(15산수이SCP001)에 대한 디폴트를 선언했다. 중국 기업이 CP 상환 불이행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0월 중국 중강그룹(中鋼集團·Sinosteel)이 철강 국유기업으로는 처음 채권 만기 상환에 차질을 빚었다. 4월에는 바오딩티엔웨이(保定天威)가 국유기업 최초로 디폴트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 12일 산수이시멘트 CP와 관련 텐진(天津)은행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회사채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디폴트 위기에 처한 기업은 7곳에 달한다. 지난 12일 하루에만 8개 기업이 은행간 시장에서 채무 상환 만기 연장을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A주 폭락의 영향으로 채권시장이 과열된 가운데 중국 경제의 하방압력이 확대되면서 부실기업들의 디폴트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슈로더 투자신탁운용 채권리서치대표 레이몬드 치아는 "최근 중국 상품 기업들의 채권상환 문제가 늘고 있다"며 "이번의 경우 비교적 견조했던 시멘트 기업이 파산할 경우 중국 상품업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확실히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A주 상장사 관련 통계에 따르면, 전년대비 매출이 줄거나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현금 흐름이 단기 채권 규모를 하회한 기업수가 지난해 115개에서 올 들어 200개까지 늘었다. 이들 상장사 중 절반 이상이 원자재 관련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채무뿐만 아니라 중국 지방정부의 정책성 신탁 디폴트 위기도 불거지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기초인프라 건설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역 신탁업체들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중국 시나재경에 따르면 중장신탁(中江信托)은 이달 초 내이멍구, 헤이룽장, 지린, 랴오닝, 신장, 닝샤, 간수, 칭하이 등 8개 성을 채무불이행 고위험 지역으로 지정, 이들 지방정부에 대한 정책성 신탁업무 중단을 선언했다.
중강신탁 측은 “경기침체로 지방정부들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내이멍구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디폴트가 발생한 상태”라며 “각 관련 부서가 지방정부들의 부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회사채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PO 재개, 연말 유동성 경색 등으로 인해 채권 시장의 자금이 대거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면서 급격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제일재경에 따르면 지난 9일 중국 신용등급 AA- 회사채 수익률이 전장대비 3bp(bp=0.01%P) 상승한 5.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이래 1일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이에 대해 중국 회사채 시장의 한 전문가는 “얼마 전까지 이리저리 고수익 자산을 찾아다니던 투자자들이 빠르게 줄고 있다”며 “시장의 양상이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