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내한했던 시에나 밀러 <사진=뉴시스> |
존 웰스 감독의 ‘더 셰프’는 3년 만에 돌아온 천재 셰프 아담(브래들리 쿠퍼)과 동료들의 이야기다. 스위니는 미식가들의 바이블 미슐랭 3스타를 거머쥐기 위해 실력자를 모으는 아담이 애초에 점찍은 소스 마스터. 하지만 시작부터 의견이 갈라져 티격태격하던 스위니와 아담은 결국 멱살잡이까지 하며 잡아먹을 듯 으르렁댄다.
“스위니는 생각보다 복잡한 캐릭터에요. 주방에선 소스에 통달한 실력자이고, 집에선 7세 여자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죠. 외적으로 착하고 밝고 약간 가냘픈 이미지인데, 요리에 대한 고집 하나는 대단해요. 아담이랑 싸우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더 셰프’를 통해 주방과 요리 등 여러 가지를 경험했어요. 스위니의 다양한 색깔이 특히 마음에 들었죠.”
시에나 밀러 <사진=AP/뉴시스> |
“지금까진 그저 음식을 기다리다 먹을 줄만 알았어요. 이젠 주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게 됐죠. 조금 과장하면 레스토랑이 운영되는 시스템까지요. 고객으로서 가져야 할 철학까지 깨달았다면 오버일까요? 셰프들이 심혈을 기울여 음식을 만들고 레스토랑 직원들이 정성껏 나르는 과정은 하나의 작품이에요. 주방의 매커니즘에 대해 알게 되니 음식이, 요리가 한층 좋아졌어요.”
시에나 밀러는 현실감 넘치는 주방을 묘사하기 위해 직접 요리를 배웠다. <사진=누리픽쳐스> |
“마커스는 절대 쉽게 칭찬하지 않아요. 배우로 대하지도 않았고요. 주방 조수처럼 호되게 이끌었죠. 덕분에 기술이 늘었어요. 영화에서 전 생선을 담당했기에 확실히 생선요리를 잘할 수 있게 됐고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일을 하려면 정말 큰 열정이 있어야 하겠다’ 싶더군요. 요리가 하나 완성되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기다린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렇기에 저나 모든 배우들이 요리와 셰프를 존중하게 됐죠.”
시에나 밀러 <사진=AP/뉴시스> |
“아담과 스위니는 아주 다른 캐릭터 같지만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실수로 모든 걸 날린 천재 셰프 아담은 너덜너덜하죠. 그에 비해 스위니는 번듯해 보여요. 아이를 혼자 키우고 일도 열심히 하거든요. 근데 목표가 없어요. 하루하루가 평범하죠. 둘이 만나면서 비로소 서로의 삶에 불꽃이 튀어요. 팍팍했던 삶에 볼륨이 잔뜩 들어가죠. 서로 다른 캐릭터가 만나 같은 목표를 만든다는 게 흥미진진했어요.”
'더 셰프'에서 호흡을 맞춘 시에나 밀러(왼쪽)와 브래들리 쿠퍼 <사진=AP/뉴시스> |
“이 영화는 여정을 떠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요. 잘못된 목표로 향했다가 주변 상황이 다시 그를 붙잡아 주죠. 비로소 평화로운 영혼이 되는 것, 그게 이 영화의 핵심이에요. 스위니는 아담의 여정에 지대한 역할을 해요. 레스토랑 지배인 토니(다니엘 브륄)도 마찬가지고요. 결과적으로 영화는 꿈을 이루기 위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는 걸 가르쳐요. 브래드리 쿠퍼와 호흡이요? ‘아메리칸 스나이퍼’에서 이미 느꼈지만 정말 대단해요. 특히 집중력이 말이죠.”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