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ETF로 자금 밀물, 헬스케어는 썰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유동성 기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지역별, 자산별 자금 유출입에서 투자자 행보에 뚜렷한 변화가 확인됐다.
2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ETF로 유입된 자금이 1~9월 투자 자금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독일 관련 ETF에서는 ‘팔자’가 쇄도, 폭스바겐 리콜 사태가 증시 전반에 충격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소상 <출처=블룸버그통신> |
지난달 미국 주식 관련 ETF에 유입된 자금이 1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1~9월 유입액인 6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반면 해외 주식 관련 ETF에 지난달 유입된 자금은 50억달러로 1~9월 수치인 870억달러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 9월 연준이 금리인상을 보류한 데 따라 뉴욕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았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관련 ETF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9월 통화정책 회의 이후 S&P500 지수는 8%를 웃도는 상승을 기록했다. 9월 말까지 해외 ETF에 비해 크게 뒤쳐졌던 미국 ETF가 10월 대반전을 이룬 셈이다.
이처럼 주식시장의 등락과 자금 유출입이 동조 현상을 보이게 마련이지만 독일은 지난달 예외적인 현상을 나타냈다.
지난달 독일 주가가 랠리를 연출했지만 관련 ETF에서 6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 폭스바겐의 스캔들로 인해 투자 심리가 냉각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자동차 업계에 15%의 비중을 둔 아이셰어 MSCI 독일 ETF와 아이셰어 통화 헤지 MSCI 독일 ETF에서 대부분의 자금이 빠져나가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더했다.
미국 회사채 관련 ETF의 자금 유입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이들 ETF로 밀려든 자금이 83억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특히 하이일드본드 ETF로 56억달러의 자금이 홍수를 이루며 사상 최고치를 깼다. 이전까지 5억달러에 이르는 자금 유출을 기록한 관련 ETF가 다시 유망 자산으로 부각된 모습이다.
이 역시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주춤한 데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오프’ 심리가 완화된 데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다.
연준 정책자들이 10월 정책회의를 마친 뒤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지만 지난달 마지막 3거래일 사이 5억달러의 자금이 유입, 정책자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실추된 단면을 드러냈다.
이머징마켓 관련 ETF로는 지난달 16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까지 12개월간 72억달러의 자금이 썰물을 이룬 뒤 나타난 반전이다.
하지만 영속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주 신흥국 ETF에서 9130만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밖에 헬스케어 섹터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냉각된 점이 이번 ETF 펀드플로에서 확인됐다.
1~9월 사이 91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들이며 황금기를 누렸던 생명공학 섹터 ETF는 10월 12억달러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대선 후보가 고가 의약품에 대한 규제를 가할 뜻을 내비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가 버블 논란 역시 관련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냉각시켰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