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건영·동양건설산업 등 영업손실 지속..수주잔액도 줄어 경쟁력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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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올해 새로운 주인을 만나 새출발한 건설사들이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금력과 신용도가 낮아 양질의 공사 수주가 쉽지 않아서다. 신규 수주가 줄다보니 ‘먹거리’ 부족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아파트 청약시장이 호황이지만 분양사업은 리스크(위험)가 높아 공격적으로 뛰어들기 어렵다. 투자여력이 약화돼 하반기 경영 정상화 전망도 불투명하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인이 바뀐 쌍용건설과 건영(옛 LIG건설), 동양건설산업 등은 올 상반기에 모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공능력평가순위 20위 쌍용건설은 올해 초 두바이투자청에 매각됐다. 매각금액은 1700억원. 매각사의 운용자산이 1600억달러(약 170조원)에 달하는 만큼 매각 당시만해도 쌍용건설 재건에 대해 기대가 컸다.
하지만 회복세는 더디다. 인수금액 이외엔 추가로 유입된 투자금이 없고, 두바이를 비롯한 중동지역의 수주는 아직 한 건도 달성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 306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기업회생(법정관리) 위기에 빠지며 2012년 1670억원, 2013년 1720억원 적자를 낸 것이 재현된 셈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17억원으로 회복 기대감을 높였으나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수주 실적도 부진하다. 올 상반기 신규 수주는 전년동기(2668억원) 대비 10.7% 줄어든 2382억원이다. 같은 기간 수주 잔액도 2조1619억원에서 1조525억원으로 급감했다. 신규 수주가 감소하자 미래 먹거리가 줄어든 것이다. 사업 다각화가 어려워 하반기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공사 현장들의 원가율이 높아져 상반기 영업손실로 이어졌다”며 “두바이투자청이 대규모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고 수주가 임박한 사업장도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흑자 전환 및 기업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평순위 86위 건영(옛 LIG건설)은 지난 4월 606억원에 부동산 개발·시행업체 현승디엔씨(D&C)로 넘어갔다. 매각 후 M&A 종료 및 법정관리 졸업과 함께 사명을 건영으로 변경했다.
이형수 건영 회장은 2000년대 건설업계 30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회사의 명성을 되찾겠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데다 내년 흑자전환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건영은 지난 2013년과 2014년 각각 116억원, 109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올 상반기에는 691억원 적자로 손실이 대폭 확대됐다. 상반기 기준 수주 잔액은 4600억원으로 전년동기(5430억원) 15.2% 줄었다. 최근 신규 수주를 추가했지만 흑자 진입을 위해선 턱 없이 부족한 규모다.
이형수 건영 회장은 “현재 영업손실 규모가 600억원대에 달해 단기간에 흑자전환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신용등급이 없어 자체사업 추진, 투자금 유치 등에 어려움이 있지만 지역주택조합, 뉴스테이, 임대관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해 내실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이지건설에 인수된 시공능력 96위 동양건설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지건설이 160억원 들여 인수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178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494억원. 2013년 영업손실 1043억원에서 적자 규모가 다소 줄었다는 게 위안거리다.
수주 잔액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2988억원에서 1년새 1472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사업 영역이 축소됐고 경쟁력도 약화돼 내년 이후에나 흑자전환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M&A 매물로 나온 건설사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흑자 경영이 어려운 데다 건설업황 부진에 사업 시너지도 기대만큼 크지 않아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쌍용건설과 동양건설산업 등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힘찬 도약을 꿈꿨지만 업황 부진과 수주 감소 등으로 경영 정상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런 기업들이 적자가 지속되자 현재 M&A 매물로 나와 있는 동부건설과 극동건설, 남광토건, STX건설 등도 투자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