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사원 외 일반직 사원도 ‘간접 판매’ 활발..판매 시너지 극대화
[뉴스핌=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의 김 모 차장은 아들이 다니는 영어학원 원장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노후학원 차량을 바꾸려는 원장이 김 차장이 현대차에 근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김 차장은 원장에게 차량 구입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을 해준 후, 평소 잘 알고 지내는 현대차 영업사원을 소개해줬다. 원장은 만족해하며 2800만원 상당의 현대차 스타렉스 차량을 계약했다.
현대기아차 양재동 본사<사진 = 현대기아차> |
이 같은 간접 판매는 일반 사원부터 최고 경영진까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직무와 관계없이 영업사원에게 ‘다리’를 놔줄 수 있는 만큼, 가깝게는 가족부터, 차 구매 의향 있는 지인을 상대로 전사 임직원이 판매에 나서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이 모 부장도 최근 쏘나타 하이브리드 구매 희망자를 영업사원에게 소개, 판매가 이뤄졌다. 이 부장이 살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았는데, 이 부장이 주민 중 한 사람을 영업사원에게 소개해 줬다.
또 현대차 지방 지역에서 일하는 이 모 차장은 학교 동창회에서 차량 문의를 받고 싼타페와 그랜저 등을 판매했다. 이 차장은 “학교 선후배들에게 꽤 많이 판매했다”면서 “생산직 사원들을 포함한 일반직 사원들은 간접 판매 시 유류 쿠폰(주유권) 등을 소개(인폼) 수당조로 받는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소개가 잇따르면서 영업사원에 따라 간접 판매 비중이 절반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양재 지점 고재명 부장은 현대차 직원들의 소개를 통해 판매하는 비중이 50%에 달한다. 고 부장은 “현대차 본사 직원 소개가 30%,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직원 소개가 20%”라면서 “일반직 사원들이 소개하는 연계 판매의 경우, 판매 성공률이 높아 영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도 이 같은 간접 판매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일반직원들이 간접 판매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수입차 공세에 따라 하락하는 시장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지난달 현대·기아차 점유율은 64.9%로, 올해 최저치다. 현대·기아차의 월별 점유율 65%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2006년 7월(62%) 후 9년 만이다. 올들어 9월까지 현대차는 내수 시장에서 49만7867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37만6443대를 판매해 12.3%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다 적극적인 간접 판매를 위해) 국내영업본부에서 사내 아침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임직원들의 상품 지식 및 판매 마인드를 키우고,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차가 가장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만큼, 판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기존 영업 외에 네트워크 영업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내수 시장에서 영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관계자는 “차가 좋아진 만큼, 할인 등 일시적 효과를 볼 수 있는 단기 판촉 프로모션 보다 영업 경쟁력 자체를 끌어올리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며 “신형 아반떼는 일평균 600여대 계약 중이고, 투싼도 적체물량이 약 8000대 이르는 등 최근 신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자동차 판매점은 직영점과 대리점으로 구분되는데, 현대차 전국 판매점수는 826개다. 기아차는 728개다. 2만명이 양사의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