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박민선 기자]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평균수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체계적인 노후 준비는 현대인에게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항목으로 자리잡았다.
오는 2018년 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의 고령화가 진행되며 2026년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다.
이에 반해 노인빈곤율은 47% 수준에 달하는 것이 현실.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준비가 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현실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수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기 위해선 개인들이 스스로 준비하는 노후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 국민연금 노후 보장 기능 약화…은퇴후 현금보장은 필수
21일 국민연금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노후에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필요한 자금은 월 216만원 수준이다. 하지만 공적연금인 국민연금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소득대체율로 은퇴 전과 같은 생활 유지가 버겁다. 퇴직연금 역시 목돈의 생활자금 등으로 일시에 소진되는 경우가 많아 길어진 노후를 대비하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고령화∙저성장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지난 1988년 70%에서 1998년 60%, 2008년 50%, 2028년 40% 수준으로 점점 낮아지면서 노후 보장의 기능이 약화되는 추세다. 이 또한 40년 동안 가입해서 보험료를 납입했을 경우이며, 실질 소득대체율은 더 낮아 이를 보완할 개인연금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노후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대응의 필요성은 수없이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실생활에서의 경제적 여유 부족 등으로 개인 연금 가입시기를 뒤로 미루고 있지만 이미 은퇴를 계기로 중산층을 이탈하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만큼 공적연금의 공백을 메울 개인연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노후 생활고에 노출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이윤학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장은 "중산층 이하의 국민들이 평상시부터 연금을 통해 노후 자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은퇴 이후 매월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는 데 실질적인 어려움은 피할 수 없다"며 "연금을 통해 중도 이탈하는 자금을 방지하고 철저한 대비를 하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개인연금을 통해 누릴 수 있는 각종 세제혜택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임을 감안할 때 가입 시기를 미루는 것은 또다른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 불입시 매달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적어질 뿐 아니라 많은 세제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입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며 "소위 말하는 3층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통해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가능하다면 4층 연금으로 불리는 주택연금, 농지연금 등까지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액공제 및 과세이연 효과, 분리과세 및 저율과세의 혜택은 개인연금 가입을 통해 누릴 수 있는 대표적 효과로 꼽힌다.
윤원재 삼성증권 책임연구원은 "과거 개인연금의 경우 18세 미만의 경우 가입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나이 제한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면서 "3층에 해당하는 개인연금의 중요성은 갈수록 중요해 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금융당국이 각종 혜택을 확대해 연금화를 유도하고 연금의 자산운용 효율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관련 규제들이 완화됨에 따라 연금 시장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우리나라 사적연금(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시장의 규모는 591조원 가량으로 현재 대비 약 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업권별 연평균 수익률, 펀드 '압도적'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각 업권별 판매 이후 연평균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신탁 상품 대비 펀드 상품의 수익률이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 판매일에 가입해 20년간 매월 30만원을 납입했다고 가정한 경우 최초 판매일부터 현재까지 연평균 수익률은 신탁이 3.9%를 기록한 반면 펀드가 8.9%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생보사와 손보사 상품들도 각각 4.3%, 4.0%에 그쳐 수익률에서 펀드 상품들의 경쟁력이 높게 유지되고 있음을 방증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지난 4월 연금저축계좌 이동 간소화 제도 시행 이후 3개월간 펀드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7200억원 가량"이라며 "개인연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보험, 예금에서 펀드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은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펀드운용부분 코어운용부문 부문장은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한 계좌 내에서 다수의 펀드 가입이 가능하므로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고정적인 소득이 있고 적극적인 자산 형성이 필요한 20~30대에는 다소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은퇴가 가까워 오거나 소득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안정적인 자산의 비중을 늘려가며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